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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땅밑에서

스텔라 도넬리(Stella Donnelly)-20221206, 롤링홀

생기발랄하지만 마냥 좋은게 좋은게 아닌 시니컬하면서 정치적인 칼날을 가지며 가끔은 자학적이지만 자기비하적이지도 상대를 불쾌하지 않게하는 농담을 하고, 인디팝의 기본에 충실하지만 지루한 자의식에 빠지지 않고 그렇다고 키치함의 함정에 빠지지 않는 묘한 밸런스를 맞춘 영감에 가득찬 멜로디와 사운드를 호주 출신의 싱어송 라이터인 스텔라 도넬리와 그녀의 밴드는 성취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현장이었다.
펜더 스트라토캐스터를 들고 노래를 부르는 솔로는 지루하지 않고 적절한 에너지를 만들었고 5인조 편성의 밴드 사운드는 다양한 조합으로 변형되었으며 무대 액션은 생기발랄했고 관객의 요청에 바로 몇곡을 집어넣으며 공연 내내 지루할 틈이 없었다.
500명 정원의 롤링홀이 하루 전까지도 몇장 팔리지 않았지만 열성적인 팬들의 열의와 한국 여행의 즐거움으로 시종일관 밝은 미소와 함께 했다. 마치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앞의 공연처럼 관객이 얼마없더라도 최고의 무대를 보이는 긍정의 에너지가, 그리고 그 긍정의 에너지를 마냥 즐겁기만한게 아니라 작가로서의 위트와 함께한다. 유기농을 표방하지만 속으로는 거만한 캘리포니아 뮤지션이나 징징거리는 런던과 달리 스텔라 도넬리는 시골 사람임에 어떠한 거리낌도 없는 밝은 에너지로 결과적으로 비평가가 좋아할 아티스트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