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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땅밑에서

빅 시프(Big Thief)-20221112, 롤링홀

최근 포크록에서 빅씨프의 생산성이 가장 좋다. 정규 데뷔 앨범인 2016년부터 5장의 좋은 앨범을 냈고 2019년에 두장을 내고 잠시 숨고르기는 했지만 올해 80분짜리 앨범으로 돌아왔고 이 앨범 역시 2022년의 앨범 중 하나로 기억될 것이다. 꼭 포크록에 한정짓지 않고 인디록이나 더 넓은 범주를 봐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포크록이라는 태생적인 특성 상 담담한 포크와 (식상한 표현이지만) 강한 록이 섞일 수 있고 그게 물리적이기도 하고 화학적이기도 한데 빅씨프는 이상적인 조합을 보인다. 실제로 오늘 공연에서도 포크적인 부분과 노이즈록적인 부분이 섞여있었고 노이지한 부분에서도 포크한 느낌이 그리고 포크적인 부분에서도 록킹한 부분이 있었다. 밥딜런에서 시작해서 버즈, 조니 미첼에서 소닉유스나 욜라텡고까지. 무엇보다도 수많은 지금의 뮤지션들의 과오인 영감없이 사운드에 멋만 추구하지 않았다. 곡의 멜로디가 알차다.
3달 이상의 휴식 후 튜어를 재개하는 공연이었고 일본 공연 전에 온 공연이라 첫곡을 비롯해서 처음 연주하는 곡이 있었고 여전히 새로운 곳을 찾았을 때의 감회가 적지 않아 보였다.
4인조 구성이 데뷔앨범 후 계속 오고 있는데 멤버들의 구성은 컬리지록을 하는 대학생과 히피의 중간처럼 보였다. 그 중에 애드리안 렌커의 역할이 기대보다도 더 컸다. 메인 보컬일 뿐만 아니라 기타에서도 가끔 공격적인 솔로로 프런트맨 그 이상의 역할을 했다. 여자가 더 좋아할만한 록커의 부치미 철철 넘쳤지만 제일 히트한 두곡, Not과 Two Hands의 가사를 완전히 까먹는 듯 뭔가 순수하거나 어리버리한 귀여움도 있었다. 전체적으로 에너지가 충분했고 곡 하나하나가 좋았기 때문에 가사를 까먹는 건 오히려 재밌는 경험으로 모두에게 기억이 될 듯.
인디록은 이제 더 마이너한 음악이 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점에 있거나 앞으로 더 크게될 단단한 밴드의 클럽 공연을 보는 즐거움이 충분한 공연이었다.

셋리스트
Vampire Empire
Certainty
Time Escaping
Change
Dried Roses
Love Love Love
Forgotten Eyes
Not
Dragon New Warm Mountain I Believe in You
Contact
not a lot, just forever
Flower of Blood
Masterpiece
Sadness
Spud Infinity

Encore:
Paul
Two Hands
Cattai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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