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라면 뚫어지듯이 처다보게될 벽지의 문양, 큐브릭의 샤이닝을 연상시키는 대칭형 복도. 바톤 핑크는 작가의 고통에 관한 영화라는 점에서 자전적이다. 코엔과 왠지 닮았을 것 같은 문학적 감수성은 느껴지지만 그다지 잘생기지는 않은 존 타투로의 소시민적 속성과 찌질하게 뭐 하다보면 사건을 말아먹을 것 같은 우연성을 부여하는 스티브 부세미의 역할. 코엔 형제는 그렇게 평범한 소시민의 평범한 선택이 돌발적인 상황으로 인해 자유롭게 흘러가는 이야기 구조를 선호하는 것 같다. 장르에 충실하면서도 자유로운 에너지를 가지지만 결국엔 또 정갈함을 유지하는. 완전한 작가가 될 순 없지만 자본과 적절한 타협을 통해 작가주의적인 것을 모색하는 미국 영화계의 코엔 형제의 위치를 본다면 더욱 자전적 이야기이다. 바톤 핑크가 자신의 작품을 완성하는 계기는 결국 외재적인 자신의 경험에서 오는데 이 역시 외재적인 자극과 내재적인 영감 속에서 갈등하는 작가의 모습을 반영한 것이다.
바톤 핑크(Barton Fink, US, 1991, 117min)
감독: 조엘 코엔/에단 코엔
출연: 존 터투로, 존 굿맨, 주디 데이비스, 마이클 러너
바톤 핑크(Barton Fink, US, 1991, 117min)
감독: 조엘 코엔/에단 코엔
출연: 존 터투로, 존 굿맨, 주디 데이비스, 마이클 러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