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최고의 앨범이 될 수도 있는 드림팝이자 챔버팝 앨범인 [Poison Season]을 낸 만큼의 기대치만큼 기대가 컸다. 오프닝 스카이그린 레오파드(Skygreen Leopards)도 귀가 즐겁고 몸을 움직이는 기본에 충실한 공연을 했고 그 만큼 기대는 더 올라갔다. 2명의 브라스 주자가 튜닝을 하는 것을 보고 8인조 대형 편성이 빠짐없이 나오는 것을 알았을 때 기대는 또 올라갔다.
기대는 하늘 끝까지 올라갔지만 이날 공연은 그 기대치를 충분히 충족시켰다.
왠지 음악이 아닌 말은 잘 못할 것 같은 이 시대의 히피(처럼 생긴) 댄 베하르(Dan Bejar)는 정작 학구적인 중산층의 캐나다인이지만, 그가 정교하게 다듬어낸 디스트로이어의 사운드는 꿈을 꾸는 듯 또는 영화 속 풍경을 보는 듯한 감흥을 주기에 충분했다. 다른 캐나다 뮤지션들이 잘하는 것처럼. 전형적인 록밴드 편성에서 트럼펫과 색소폰이 더해지느데 그 둘이 격정적으로 부딪힐 때 에너지는 공연의 하일라이트가 될만했다. 'Dream Lover'가 이렇게 헤드뱅잉에 최적화된 노래일 줄은.
폴 매카트니와 푸 파이터스의 내한이 있었지만 이날 공연은 올해의 베스트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폴과푸를이미두번이상봐서. 며칠 뒤 바뀔 수도 있겠지만 필모어의 공기는 공연의 만족도를 더했다. 필모어의 공기가 주는 힘은 관객 뿐만 아니라 뮤지션도 마찬가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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