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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땅밑에서

밥 몰드-20150918, 스웨디시 어메리컨 홀



공연장은 높지 않은 계단 두개에 한명만 설 수 있는 작은 크기의 공연장이었고 그나마 스탠딩이 아니라 의자가 배치되어 있었다. 쟁쟁거리는 트리오 공연을 기대했건만 이건 솔로 공연. 기타 하나만 든 공연은 만족도가 높지 않았고 꽤 괜찮았던 여성싱어의 오프닝도 시차적응이 안된 탓에 사실 좀 지루했다. 마침 이 지역에서 같은 시간에 공연하는 빌 프리셀과 마크 노플러를 볼까 순간 아쉬움이 있기도.

하지만, 밥 몰드가 들고온 것은 펜더 스트라토캐스터와 작은 앰프. 처음에 좀 억지스럽지 않을까 하는 공연은 순식간에 감탄과 환호성을 불러일으켰다. 커트 코베인이 지옥에서 죽도록 기타쳐서 기타의 거장이 되고 삶의 긍정하는 태도를 배워 돌아왔을 때라고 할까. 밥 몰드와 허스커 두의 앨범이 그랬듯이 노이즈 떡질하는 척해도 실제로 곡 하나하나가 버릴게 없는 타고난 멜로디 메이커의 면모도 손색이 없었고 기타가 작은 오케스트라라는 것을 보여주듯이 전기기타가 작은 노이즈 오케스트라라는 것을 보여주듯이 단단하지만 매번 만족도 높은 기타 리프의 맛이 꿀이었다.

사실 밥 몰드는 그랬다. 즐거운 소음이라는 록의 기본에 다시 충실했고 그것으로 장인의 경지에 올랐다. 비록 이날 공연을 찾은 이는 많지 않았지만 20대부터 60대까지 보여준 피드백은 열광 그 자체였다. 중장년 중에서도 헤드뱅잉을 하시는 분이.. 허스커 두와 밥 몰드가 너바나나 푸파이터스 아니 REM의 인기에 근처도 못미치는 것이 이해 안되기도 하지만 그는 소수의 진정한 영웅이 되는 것을 택한 것처럼 보인다. 공연이 끝나고 기타와 앰프를 직접 챙기는 모습이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