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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스틸록킹

노라 존스-20121117, 잠실실내체육관







2005년 첫 내한 당시는 실망스러웠다. Don't Know Why의 히트로 과대평가 받은 것 같았고 속닥한 클럽 공연이 적합한 음악에 적합하지 않은 큰 공연장 그리고 재즈로 소개된 것까지. 지금 생각해보면 대중이 그렇게 인식한다면 재즈일 수도 있겠구나 싶기도 하지만. 그런데, 샌프란시스코 골든게이트파크에서 열린 아웃사이드 랜즈의 Sutro 스테이지의 공연은 귀에 쏙쏙 꽂히는게 상당히 좋았다. 69년 히피들의 공간을 재현한 듯한 커다란 나무와 경사진 잔디밭으로 구성된 Sutro의 공간은 아늑하면서도 안에 담겨진 에너지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Passion Pit을 보기 위해 스테이지를 떠난 후 이 지역의 터줏대감, 데드의 밥 위어 형님까지 오셨다고.

그리고 19곰 테드에서의 팜므파탈ㅋ. 봐야 했다. 그리고 왜 좋았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노래를 잘하거나 거장의 깊이가 있는 것은 아니라도 노라 존스는, 노라 존스의 밴드는 노라 존스가 원했던 싸이키델릭 사운드를 정확하게 구현했다. 드럼의 터치나 기타에서 트레몰로나 벤딩 등에서 디테일이 상당했다. 올해 구성한 밴드 구성원은 대체로 젊어 보였지만 이 젊은 밴드는 맛을 알고 있고 연주했다. 특히 기타리스트 제이슨 로버츠는 손맛이 되는 기타리스트였다. 포크, 컨추리, 록앤롤, 싸이키델릭 등 장르적 전통에 필요한 연주의 맛을 하는 선수층이 풍부하다는 것. 이건 미국만의 장점이다. 미국이 아니라면 최고의 멤버를 구하거나 다년간의 연습이 필요하며 그리 그래봤자 흉내내기에 급급할 수 있는데, 미국놈들은 그냥 하는데로 하면 된다. 포크적인 부분에서 싸이키델릭적 에너지를 구현하는데 잇어서도 그들은 역사가 있기 때문에 그게 완전히 다른 접근이 아니다. 

물론, 수준급 연주자들과 같이 하려면 그만큼 대중과의 접점을 표현할 역량이 되어야하고 노라 존스는 그게 된다. 마룬5가 그런 것처럼 장인이 아니라 그건 축복이고 성장의 시작점이 된다. 에너지 넘치는 젊고 재능있는 연주자들로 노라 존스의 음악은 수준 높은 싸이키델릭 사운드로 확장되었고 이날 공연은 그 증거였다. 물론, 관객들은 Don't Know Why를 보다 원했지만. 아웃사이드 랜즈 둘째날, 노라 존스가 좋았던 것도 이해된다. 좀전에 테임임팔라의 약놀이는 한시간으로는 충분하지 않았고 노라존스는 안락한 확장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