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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스틸록킹

모노-20120826, 상상마당

기타2, 베이스1, 드럼1인 편성만 보면 다른게 없었다. 드럼이 솜방망이 브러시를 많이 쓰고 심볼로 긴장을 고조한다든지, 잘게 쪼갠 음과 선명한 멜로디의 두개의 기타 조합으로 에너지를 낸다든지 뭐 이것 역시 특별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시작부터 압도적이었다. 구조적인 완성도와 사운드의 덩치도 있지만 그다지 인내심을 안가지고도 귀를 넘어 마음을 흔드는 선율이 다른 음악의 요소와 탄탄하게 맞물려 90분을 끌고 갔다. 최근 과도하게 진지한 음악은 그다지였지만 싫어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았다. 다른 포스트록 그룹과 달리 동양적 요소가 더 강화된 것 같은데, 기존의 다른 팀들에 의해 시도된 것이 이질적이라는 느낌이 강했다면 모노 속의 동양적 요소는 마음을 흔드는데 크게 기여했다. 사실, 일본 밴드는 서양 록의 짝퉁이라는 편견이 있었지만 모노는 그 편견을 완전히 깨부순 밴드다. 일본인의 장인적 연주력과 진지함 거기에 동양적 요소들이 다른 영어권의 포스트록 이상의 결과를 낸 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욱이 이 팀의 무서운 점은 지난 공연보다 더 좋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2005년 경 동경 클럽에서 알지도 못한 상태에서 놀라움을 준 적이 있었고 2007년경 섬유센터 공연도 좋았지만 오늘 공연은 그것과도 차원이 다르게 좋았다. 이 역시 장인적인 노력의 결과물 아닐까. 올해, 적어도 한국에서 본 공연 중 현재까지 최고의 공연으로 손색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