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 비틀즈 관련 컨텐츠는 너무 많다. 별것도 아닌 것에 과몰입하고 덕후력으로 등급을 나누기에 적합하다. 피터 잭슨이 이미 나와있는 1시간 짜리 겟백 세션 비디오를 대신할 반지의 제왕이나 호빗의 길이와 맞먹는, 거의 8시간 짜리 다큐멘타리를 만든다고 했을 때 이건 영화의 흥행이나 작품성보다는 지가 하고 싶어서 하는 덕력 방출쇼라고 생각했다.
물론, 밴드라는 하나의 사회가 가지는 흥망성쇠라는 측면에서 생산력이 극대화되고 갈등이 고조되고 해체에 이르는 1969년 겟백 세션 당시 이야기는 드라마로 충분히 재미있다. 물론, 팬들은 다아는 얘기일 수도 있는데, 덕후들은 그런거 보고 또 보는거 좋아하기 때문에 괜찮다.
8시간 짜리 각각도 부담스러운 3부작도 크게 문제가 안된다. <Let It Be>, <Abbeyroad>는 여러번 돌려서도 듣는데 그 녹음 장면이라 사운드트랙의 힘으로 그렇게 지겨울 틈이 없다. 이건 좀 치트키다. 물론, 주위사람은 끝없이 계속되는 겟백에 짜증을 낼 수도 있다.
밴드의 흥망성쇠에서 드라마틱함과 비틀즈의 역사성에 과몰입한다면, 조지가 밴드를 나가겠다고 할 때, 레논과 매카트니의 경쟁관계가 보일 때 등등 해체의 기운과 불화를 강조할 수 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겟백 세션 동안의 공기는 음악을 연주하고 만드는 과정이 얼마나 즐거운지, 그리고 그들이 얼마나 그 과정을 즐겼는지를 더 보여준다. 조지가 나간다고 갑자기 떠나버릴 때도, 그 역시도 자신의 음악적 성향이 밴드 내에 반영되지 못했음이 누적된 결과이며 레이 찰스, 에릭 클랩튼, 빌리 프레스턴의 얘기를 할 때 모두의 눈빛은 반짝거린다.
해체의 과정도 그게 정말 서로가 죽이지 못하는 감정이 쌓여서라기보다, 오래 같이 살다보면 미운정 고운정 들고 이제는 개인으로 활동하고 싶고 또 금전적으로도 분리하는게 유리할 것 같다고 판단되고 그래서다. 아이돌도 7년차 재계약 기간이면 자기 지분 더 챙기기위해서 그룹탈퇴하는게 아주 자연스러운 일인 것처럼.
놀라울 정도로 많은 부분이 촬영, 녹음되었고 심지어는 존과 폴이 조지 뒷담화까고 너가 리더고 내가 그 다음이자나라는 폴의 불평마저도 도청된 부분까지 담겨져있다. 오노요코가 녹음하는 4명 옆에서 하는 일없이 멤버처럼 앉아서 신문보고 깨작거리는 것보면 딴 멤버들 보살이다 싶기도 하고. 이것저것 시도해보고 과하게 장난스럽기도 하고 갑자기 접기도하는 60년대말의 공기가 그대로 있다.
겟백 세션은 스튜디오를 통한 실험을 대신해서 로큰롤 밴드로 같이 이것저것 놀면서 작업하는 즐거움을 환기시킨다. 조지 마틴과 글린 존스와의 집요한 작업이 지칠 법도 하지만(존 레논은 딴 생각한다고 지친거 같기도, 하지만 폴은 원모어를 외친다), 로큰론 밴드로의 즐거움이 그 지침을 훨씬 넘는다. 이 작업 이후 비틀즈가 해체한다고 해서 이 즐거움의 가치가 상쇄되지 않는다. 로큰롤은 결국 순간의 즐거움을 만긱하는 것이고 우리는 그 결과인 레코딩 작업을 끝없이 즐길 수 있다.
비틀즈: 겟 백(The Beatles: Get Back, UkK/US/New Zealand, 2021, 468min)
감독: 피터 잭슨
출연: 비틀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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