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베스 원작을 원래 좋아했다. 권선징악인 것 같으면서도 뭔지 잘 모르겠으면서도 사악함이 넘치는 뭔가 있었다. 파스벤더가 하는 맥베스는 꼭 보고 싶었지만 주변의 애매한 평가로 망설일 수 밖에. 기대치를 일단 낮춰놓고 갔는데 결과는 꽤 만족스럽다. 과하게 회화적인 연출은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영화와 달리 고전의 해석의 경우 충분히 가능하며 희곡의 대사를 그대로 가져다 쓰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일. 오히려 중세가 배경이며 환상과 악몽과 현실이 섞인 맥베스의 내용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얘기. 레이디 맥베스가 직선적인 욕망에 충실하다 파멸했다면 파스벤더는 욕망을 따라야하는데 이게 인생꼬일 길이고 뭔가 양심에 찔리기도 하는데 그게 중요한 것 같지도 않은 그런 감정이 초장부터 나온다.
감탄으로 넘어가게 되는 부분은 영화의 마지막, 원작과 미묘하게 다르지만 결정적으로 다는 몇장면에서였다. 숲이 움직이는 장면을 바꿀 때 영화의 에너지는 증폭되었고 맥베스와 맥더프의 결투 장면에서 맥베스와 맥더프의 표정이 전혀 의외로 교차하게 되는 장면, 그리고 욕망과 공포가 누구에게나 있는 인간의 불완전성임을 표상하는 마지막에서 원작을 변주하면서 원작을 더욱 돋보이게한다. 돋보이는 결말부가 다소 애매하다 싶은 초반부 마저도 설득력을 부여한다.
맥베스(Macbeth, UK/US/France, 2015,
연출: 저스틴 커젤
출연: 마이클 패스베더, 마리옹 꼬띠아르, 숀 해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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