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스는 다큐와 같은 날것의 거침이 느껴졌지만 두고두고 그 화두를 곱씹게 되는 영화였다. 그리고 로랑 캉데의 다음 작품 폭스파이어 역시 그런 곱씹음을 느끼기 위해 꼭봐야할 것 같았지만 상영관을 찾기가 그리고 가능한 상영시간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놓치면 안될 것 같아 서울 건너편 압구정의 밤 11시 10분 상영을 선택했다. 그리고 결과는 그럴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었다.
소녀들이 하나의 사회를 만들 이유와 그녀들만의 이유있는 투쟁과 이유있는 실수와 실패 그럼에도 무의미하지 않음에 대한 확신을 전달한다. 다큐의 틀을 지녔던 전작과 달리 이 영화의 드라마는 그 자체로 강력하며 영화 속 고민이 사려깊은만큼 장면장면의 연출은 정교하다. 실패한 여우같은 기집애 FoxFire의 소녀들은 F(x)의 소녀들만큼 아름다우며 로랑 캉데가 켄 로치의 뒤를 이을 것을 확신한다. 이 영화에 대한 무관심 또는 몰지각한 이해도를 보며 지금 한국이란 곳에서 과거는 왜 써니 따위로 밖에 소비될 수 밖에 없는지 고민해봐야할 시점이다.
폭스파이어(Foxfire: Confessions of a Girl Gang, France/Canada, 2012, 143min)
감독: 로랑 캉데
출연: 케이티 코시니, 레이븐 애덤슨, 마들렌 비손
P.S. 이 영화는 심지어 한국 개봉 포스터마저도 괜찮다. 쓸데없는 된장칠이 안들어갔자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