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최신작

신의 소녀들

walrus 2012. 12. 9. 22:23



'장미의 이름'과 같은 중세적 스릴러를 연상시키는 포스터나 최근 흥행에 성공한 종교 영화를 연상시키는 제목. 하지만 4개월 3주 그리고 2일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크리스티안 문쥬라는 이름 때문에 영화를 선택하게 된다. 과대평가라는 이도 있었지만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의 영화만큼 현실에서의 감정을 살갗으로 느끼게 하는 작품은 흔하지 않다. 그리고 핸드헬드로 감정을 잡는 첫 장면에서부터 그리고 극한 어둠 속에서 혼란스러운 감정을 잡는 장면에서 바로 그의 영화임을 직감할 수 있다. 저자본 예술영화처럼 저렴하게 돈 안들이게 진행되지만 시간이 갈수록 만만치않게 조여옴을 느끼게 된다. 크리스티안 문쥬는 각 장면에서 감정적 설득력을 충분히 가질 수 있도록 공을 들이고 시간이 지날수록 정교한 얼개와 화면 배치에 감탄을 하게 된다. 그리고, 차곡차곡 싸여오던 에너지는 영화의 막판 뒤통수를 후려치는 차가운 방식으로 충격을 주며 깊은 여운을 남긴다. 그리고 본색을 드러냈을 때 그의 솜씨는 마치 카이저소제가 정체를 드러냈을 때와 같은 장르적 쾌감도 있다. 감정적 여운 이상으로 진한 물음표를 남긴다. 한국 제목에 속아 종교인들이 많이 보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훌륭한 종교인이라면 이 영화를 보고 고민을 하게 될 것이다. 틀림없이 올해의 영화 중 하나다. 크리스티안 문쥬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진다.


신의 소녀들(Dupa Dealuri/Beyond the Hills, Romania/France, 2012, 150min)

감독: 크리스티안 문쥬

출연: 크리스티나 플루터, 코스미나 스트라탄

'영화 > 최신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엔딩노트  (0) 2012.12.19
밤의 이야기  (0) 2012.12.16
파우스트  (0) 2012.12.08
홀리 모터스  (0) 2012.12.02
아무르  (0) 2012.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