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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와 초콜릿 공장

walrus 2005. 9. 19.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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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방 오셨슴네. 다같이 초콜릿 파티를.

사실, 비주얼은 기대 이하였다. 점성이 떨어지는 초콜릿은 내겐 단지 고시생의 구토액이 섞여있는 누리탱탱한 도림천을 연상시킬 뿐이었다. 그 정도 돈 들여서 결과가 그거라면 작게 가는게 낳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팀 버튼은 여전히 솔직한 아티스트임을 확인할 수 있어서 뿌듯했다. 사실, 이 영화의 주제의식은 빅 피시의 연장선상에 있다. 자유를 억압하는 기성 사회에 대한 반항심은 그를 악동으로 불리게했지만 빅 피시 이후 그는 어른들의 사회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빅 피시처럼 이전의 삐딱함을 완전히 쓰레기통에 처박아 넣치는 않았기에 안도의 한숨을 실 수 있었다. 그런면에서 그는 솔직한 아티스트이다. 어른들을 이해할 수 있으면서도 기존의 이미지 때문에 삐딱함으로 일관한다면 결과물은 좋지 못했을 것이다. 자기가 생각하는 바, 느끼는 바를 환타지하게 그려낼 수 있는 몇안되는 아티스트이기 때문에 그에게 기대하는 바가 크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서도 그가 말하고자하는 바는 곳곳에 숨어 있다. 영화는 철저한 블루칼라 지향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자본주의 사회에서 확대 재생산되는 탐욕과 그에 적합한 응징은 세븐의 축소판이라 할만하며, 교육은 이를 확대 재생산 시키는 어른들의 교육과 기계와 자동화, 자본가의 횡포가 일자리를 빼앗는 행태 등은 그가 동화속 성에 갖힌 인물이 아닌 이를 뚜렷이 보여주고 있다. 그는 이를 뮤지컬의 전통, B급 SF, 찰리 채플린, 스탠리 큐브릭에서 비틀즈와 레드제플린에 이르기까지를 가져와서 2시간여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놓는다. 아이들과 아이의 손을 잡고온 어른들이 즐기고 얘기할 수 있는 이미지와 네러티브를 내놓으면서 제작비를 뽑아내고 그 와중에 정작 자기가 말하고자하는 바를 초콜릿 속 아몬드 처럼 심어넣을 수 있는 센~스를 그는 가지고 있다. 자막올라오면서 흘러오는 버라이어티한 대니 엘프만의 음악은 팀 버튼의 상상력의 원천은 바로 다양한 관심사에서 나옴을 얘기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팀 버튼의 다양한 관심사는 스타워즈의 조지 루카스가 그랬던 것처럼 미국 내 자유주의자의 시선에서 전혀 못벗어나고 있다. 노동자의 삶보다 탁월한-또는 그렇다고 믿기를 강요하는-자본가의 재산권 행사가 우선이며 그의 냉소는 인간성에 대한 기본적인 회의를 깔고 있다. 팀 버튼이 인간성 회복에 대한 조건으로 가족을 찾는 것은 전쟁의 시대에 더욱 우경화되고 있는 미국의 자유주의자의 행태와 큰 차이가 없다.(물론, 인간성 회복에는 가족의 발견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나 그런 가족의 유지를 위한 물적 토대를 내동댕이친게 문제이다) 어떤 면에서 팀버튼의 냉소는 전세기의 우익지식인 토드 베블렌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기존의 질서에 대한 냉소를 퍼부으나 그 냉소는 대중의 무지에 초점이 가며 엘리트주의적인 면까지 보인다. 사실, 이런 면은 최근 영화 '로봇'에도 일맥상통한 줄기를 찾을 수 있다. 내가 팀버튼을 지지하는 이유는 그의 주제의식에 동의하기 때문이 아니라 적어도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그리고 예술적으로 잘 다듬어 뽑아낼 수 있는 아티스트이기 때문이다. 이점은 훨씬 보수적인-결과적으로는 별반 다를 바 없지만- 클린트 이스트우드에게도 적용하는 잣대이다.

 

물론, 다음 작품엔 보다 독기 어린 냉소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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