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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록클래식

주다스 프리스트 - 체조, 2008/9/21




British Steel에 Metal Gods라는 곡이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Judas Priest는 Metal God으로 숭배되기에 조금의 부족함도 없다. 아직도 북유럽을 중심으로 '롹'을 외치는 수많은 젊은이들 사이의 상당수는 록은 결국 헤비메틀이며 그리고 다소 다른 음악을 하고 듣는 이에게도 주다스 프리스트의 헤비메틀은 하나의 문법이라고 할 수 있다. 헤비메틀에 대해 이렇게 결정적인 영향력을 준 이가 또 있을까? 레드제플린은 강력했지만 블루스와 포크 사이의 기묘한 에너지에 기댄바가 컸고 조금 늦게 나온 블랙사바스는 보다 헤비메틀에 근접했지만 금속의 강력함보다 어둠에 침잠하는 경향이 컸다. 헤비메탈이라는 음악을 만든 블루 오이스터 컬트는 사실 이 둘보다 장르적 영향력은 떨어지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조금 뒤에 나온 강철로 만들어진 아이언 메이든과 메탈의 나라, 메탈리카는 강력한 음악을 했지만 특정 뮤지션의 전후로 따졌을 때 주다스 프리스트는 가장 결정적인 차이를 보여주는 그룹이다. 그런 그들의 등장 전후에 있어서 차이를 보자면 헤비메틀을 떠나 록씬 전체를 보더라도 주다스 프리스트만한 영향력을 가진 뮤지션은 찾기 힘들다. 블루스와 록앤롤의 울퉁불퉁함에서 순도높은 금속성을 뽑아낸 그들의 음악은 날카롭게 강력한 금속의 성과 같았다. 다소 프로그레시브적인 음악으로 시작했지만 메틀의 시대를 선언한 British Steel, 메틀의 양식미를 공고히한 Screaming for Vengeance그리고 그 어떤 쓰래쉬 밴드보다 강력한 사운드를 선보인 PainKiller까지 헤비메틀의 기념비와 같은 작품들이다. 그들은 사실 비아냥거리는 말이었던 헤비메틀을 자랑스럽게 여긴 것도 그들이었다.
 
그들은 또한 오랜 기다린만큼 최고의 멤버들로 왔다. 가장 늦게 참가했지만 주다스 프리스트에서 가장 테크니션이며 살벌하고 견고하게 두들기는 Scott Travis는 메틀에서 드럼의 의미를 정확히 제시했으며  Ian Hill의 베이스는 역시 측면에서는 다소 크게 들렸다. K.K. Downing과 Glenn Tipton의 트윈리드기타에서 Glenn Tipton이 육중한 엔진과 같은 힘을 전달한다면 K.K. Downing의 보다 샤프한 사운드의 솔로는 공연의 가장 뜨거운 순간과 함께 했다. 금속의 육중함을 지닌 중저음과 금속의 날카로움을 가진 고음을 교차적으로 내는 롭헬포드의 보컬은 역시 최고였다. 노스트라다무스에서 착안한 의상과 때로는 마초적으로 발라드인 엔젤을 부를 때는 다소 담백하게 그리고 마지막 부분 오토바이를 타고 등장하고 태극기를 매는 장면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머리를 기른적이 없는 롭헬포드가 최고의 프런트맨인데는 쇼맨쉽도 한몫했다. 그런데, 그런 쇼맨쉽마저도 최고의 보컬을 보여주기 위해 철저하게 계산된 것이었다. 그런데, Sinner와 같이 상당히 만족스러운 곡도 있는 반면, 한편 아쉬운 점은 그들의 최고 히트곡이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곡 마다 달릴 때 소리가 뭉게졌다는 점이다. 보컬과 기타 모두. 에코가 들어가면 문제인지 음역의 문제인지는 아니면 응답성의 문제인지 아니면 음반에서 다이너믹하게 들어가는 이펙터들을 못써서일지는 모르겠지만. 절정의 카타르시스까지 가지 못한 다소 간의 아쉬움.

그런데, 그들의 음악이 주는 진정한 강력함은 간결함에 있다. 때로는 빠르고 때로는 정교하게 그들의 성을 쌓아가지만 롭헬포드의 보컬로 매듭지어지는 그들의 명곡들은 늘 장황하지 않고 선명하게 에너지를 전달한다. 때로는 무섭고 때로는 유머로스한 메틀적 감성의 전형을 보여주었지만 기존 튜어와 정확히 일치하는 셋리스트에서 알 수 있듯이 그들의 쇼는 한편으로는 철저하게 계산된 것이기도 했다. 어쩌면 헤비메틀이라는 음악에 대해 많은 평론가들이 저평가를 하는 이유는 이런 작위성 때문이 아닐까 생각도 든다. 하지만, 2008년 지금의 시점에서 공연마다 최선을 다하고 그들의 음악에 열광하는 이들에게 정성을 다해 감사함을 표시하는 그들의 모습은 작위적이라는 저평가와 거리가 멀다.

Setlist
Dawn of Creation
PROPHECY
Metal Gods
Eat me alive
Between The Hammer & The Anvil
Devils Child
Breaking the Law
Hell patrol
Death
Dissident Aggressor
Angel
The Hellion-Electric Eye
Rock Hard Ride Free
Sinner
Painkiller
Hellbent for leather
The Green Manalishi
You've Got Another Thing Comin'

홍대김구라 walrus가 왔다는 소문들을 듣고 원조 김구라도 오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