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포츠/야구

LG vs 롯데- 2008년 4월 4일, 잠실

어디가 홈구장? '가을에도 야구하자'플래카드 낡아서 다 떨어질라고 함. 가을에 야구하고 딴걸로 바꿔보입시다.

1루지정석 텅텅 비워있음에도 매진되었다고 뻥쳐서 내야석을 채워 쪽수를 눈가리고 아옹하려는 역시 얍실한 LG스러움.


4월 4일 LGvs롯데, LG홈경기이고 LG역시 상당한 인기구단임에도 불구하고, 1/3도 안찬 LG 응원석과는 달리 3루는 가득 들어찾다. 늘 그렇듯이 롯데야 첫끝발이 개끝발이긴 하지만, 거기에 매년 속는 것도 연례행사가 되고 있다. 잠실야구장은 마치 뉴욕 내에 유태인이나 이탈리아인들의 코뮤니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만의 언어로 4년만에 하는 월드컵 놀이를 매년하는 고향이 부산인 사람들의 코뮤니티. 뻥을 잘치는 부산사람들 속성상, '롯데 땜에 취직포기', '롯데 땜에 시험 조졌다' 이런 말은 백프로 뻥이다. 그래도 적어도 확실한 것은 '롯데 때메 동문회한 것은 확실하다.' 방만한 부산사람들 특성 상 동문회하자면 잘 안나오지만 야구 보러 가자면 주섬주섬 5명씩 10명씩 모이곤 한다. 확실한 것은 롯데가 잘해서 그런건 아닌 것 같다. 찌질한 인생들은 찌질한 야구팀이 기대 이상으로 잘할 때의 쾌감 속에 자기를 투영시키곤 하는 것 같기도 하다.

손민한: 오늘 공 별로쓰. 변화구 제구가 거의 안되어서 직구로 코너웍해서 경기를 풀어가려는 것 같았다.  장타를 안맞고 quality를 했으니 절반의 성공. 손가락을 계속 만지는 걸로 봤을 때 경기 초반부터 물집 잡힌 것 같다.부산 사람들 변명 마이하면 시러한다. 늘 그렇듯이 1회에 4안타 맞고도 7회까지 버티고 자기 할일 다하고 내려왔기에 아쉬움 대신 박수를 처준다. 이런건 믿음이고 그래서 부산사람들은 민한의 앞에 손자 대신 뒤에 신자를 붙이곤 한다.


 

봉중근: 메이저리그를 밟은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것 같다. 결정적 순간에 커브가 기막히게 들어왔다. 또한 견제도 좋았지만 빠른 주자를 안내보냈고 이대호, 김주찬을 철저히 틀어막았다-에스케 쉐이들한테 빈볼맞은 후 페이스 떨어진 것 같다. 쉬트.노림수에 홈런 두방을 맞았고 이닝을 마무리할 순간에 결정적 알까기로 결승점의 빌미를 내주었다. 에이스는 구위만으로 될 순 없다.

 

카림 가르시아: 양키스 뛰는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스윙이 참 이쁘기도 하지만 그것보다도 정말 프로답게 열심히 한다. 흔히들 메이저리그를 뛰면 거만해질 것을 생각하지만 그리고 한국에서 실패한 메이저리그 출신 용병들이 많은 변명을 늘어놓곤 하지만, 메이저리그로 올라가기 얼마나 어려운가 알기 때문에 정말 작은 주루 하나에도 집중하고 최선을 하는 습관이 되어 있다. 약속안지키고 거만하기만할 것 같은 99년 삼성과 플레이오프 당시 1승 3패로 몰리자 김명성 감독 앞에서 무릎 꿇고 용서해달라고 했던 일화가 있다-알다시피 그 다음 경기 철벽 임창용을 상대로 끝내기 쓰리런을 쳤다. 오늘 1루를 향해 혼신을 다한 슬라이딩. 3번째 홈런을 다 밀어쳐서 만들었는데 사실 밀어치는 것을 특별히 즐기는 타자가 아니다. 밀어치는 홈런이 많이 나오는 이유는 순전히 한국 투수들이 너무 바깥쪽 공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안쪽으로 타이밍을 뺏으면 그것이 가장 위력적인데. 밀어쳐도 홈런이 잘나오는 요즘의 배팅파워에도 여전히 바깥쪽이 안전하다는 편견은 계속되는 것 같다.

 

정수근: 늘 그렇듯이 실수가 많지만 그 실수에도 주눅들지 않게 되면 자기 실력을 낸다. 8,9회 투수 근처로 강한 타구를 낸 것이 경기를 이기는 안타를 만들어냈다.

 

제리 로이스터: 어느새 제리를 연호하고 있다. 원칙대로 풀어가고 그 경기에 낸 선수는 끝까지 두고 본다. 한 경기에 4타석 이상 기회를 주는 믿음을 주기 때문에 선수들은 쫓기지 않고 경기를 풀어간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우규민, 임경완: 마무리로는 약하다. 양팀다 중간 이후가 고민꺼리. 좌타자와 주자 견제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박용택: 무섭다. 주루도 센스 있지만 일단 부드럽게 대충 쳐도 타구 속도가 빨라 실책이라도 나올 것 같고 떳다하면 비거리가 멀어 조마조마하게 된다.

 

강민호: 타격은 괜찮은데 문제는 도루를 너무 내준다. 작년엔 병철 할아버지가 혹사시켜 망가지기 전까지는 상당히 많이 잡았는데.

 

그리고 마해영: 올시즌, 10타수 2안타 2홈런 2타점. 두개의 홈런 모두 꼭 필요할 때 나왔다. 첫번째 홈런은 장타자가 즐비한 한화를 상대로 2점차로 도망치는 홈런이었고 이번에는 끌려갈 수 있는 시합을, 그리고 4안타를 친 LG를 첫안타로 동점을 만들며 허탈하게 한 그런 홈런이었다. 그 후 좋은 찬스들을 많이 놓쳤지만 여전히 마해영은 완소. 사실, 삼성에 트레이드 되기 전까지 마해영은 욕많이 먹었다. 박정태만큼 근성이 있어보이지도 않았고 최고라고 말하기에는 아쉬움이 있고. 하지만, 그러다가 다시 재회를 할 때의 미운정 고운정은 좋은 정 이상이다. 햄버거를 주섬주섬 먹고 있을 때 홈런을 쳤다. 넘어가는 건 받지만 임팩트는 못봤다. 그래도 무슨 상관. 중요한 건 딱하며 쭉 뻗어나가는 순간 폭발하는 소음의 쾌락.

부록.1 부산총각스페셜.

 

부록.2 아주라

 

부록.3 마!

'스포츠 > 야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롯데 vs 우리, 2008/4/18, 목동  (0) 2008.04.19
LG vs 롯데- 2008/4/5, 잠실  (0) 2008.04.06
Choo Choo Train  (0) 2008.01.02
방탄코트  (0) 2007.10.18
그래디 사이즈모어  (0) 2007.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