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자의, 인간의, 소시민의 말초적 언어 및 행동 체계를 풀어내는 이야기 솜씨는 홍상수의 경지가 에릭 로메르나 알랭 레네와 같은 테크니션의 반열에 올랐음을 증명한다. 영화 상영 중 소시민적 ㅋㄷㅋㄷ이 끊이지 않았고 홍상수 영화 그리고 다른 최근 어떤 영화보다 찝찝한 유머가 오감을 자극했다. 하지만, 전작과 동어반복이라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홍상수는 단 8개의 작품만을 낸 아직 젊은 영화인이다. 물론, 영감이 쇄락할 나이이기도 하지만 정작 중견 감독이 된 후 매너리즘 대신 이전에 보여주지 못한 엄청난 걸작을 뽑아낼 수 있는 많은 사례를 최근 들어 많이 보고 있기에 기대해도 충분하다.
밤과 낮(한국, 2007, 144min)
감독: 홍상수
출연: 김영호, 황수정, 박은혜, 기주봉
p.s. 근 최근 사이처럼 좋은 영화들이 쏟아져 나온 시점은 내가 아는 10년 동안에는 없었다. 새로운 작가군이 아니기에 혁명이라는 느낌은 아니지만 혁명보다 더 거대한 변화가 오감으로 체감할 수 있는 시점이다. 코폴라와 스콜세지, 테렉스 말릭 등의 등장에 환호하던 70년대처럼 지금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음에 감사해야할 때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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