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간을 이어주는 '물'이라는 것이 기억에 남는다.
라땅랑트라는 동떨어진 섬과도 같은 작은 선박 안에 살지만
물을 통해 세상과 연결되고
배가 위치하는 파리 외곽과 아내의 호기심과 환상의 대상인 파리를 이어주는 물,
환상의 통로가 되어 아내와 재회하게 되는 물.
이는 어머니의 양수 속에서 세상과 타인을 꿈꾸던
뱃속 아이의 모습과 이어지지 않을까?
김성욱 프로그래머가 에밀 쿠스트리차를 언급했는데,
나는 언더그라운드 속의 물 속에서 환상 장면이 라
딸랑트의 영화 후반부 물 속에서 아내의 모습을 보는 장면과 오버랩되었다.
그러면서 물에서 재탄생했던; '익사직전에 구조된 부뒤'가 연상이 되는
이 몽환적인 walrus의 잡담.
라탈랑트(L'Atalante, France, 1934, 89min)
감독: 장 비고
출연: 미켈 시몬, 디타 파를로, 장더스
홍상수의 GV는 봉준호나 박찬욱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자기가 영화의 분위기에 심취해 아름답다, 좋다라는 말을 반복했다. 전혀 정리되지도 않고 나름 정리하려 애쓰다가 결국엔 포기하고 그냥 즉흥적으로 답을 하는데 그 역시 아름답다. 좋다. 박찬욱과는 정반대로 흑백 영화 그리고 시기적으로 더 오래된 영화를 선호하는 듯 했고 스스로도 얘기했지만 영화를 많이 보지도 않았고 이야기를 재밌게 풀어가는 스타일도 아니었다. 더더욱이 장황하고 개인적인 질문이 이어지며 사실 그다지 재미있는 GV는 아니었지만, 그런데 그 와중에 더듬더듬 풀어놓는 얘기는 오히려 생각을 하게하는 그런 묘한 맛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