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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최신작

조디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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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가 돌아왔다. Walrus가 예견한대로 이번에 데이빗 핀처는 데이빗 린치, 데이빗 크로넨버그와 3 David으로 묶어(이런 걸로 잘난척은. 다 그랬다구) 대서특필하고 있다. 하지만 두 오빠가 이제는 할아버지라고 불러야할 60대 중반의 나이-비틀즈/스톤즈의 주요멤버와 비슷한 연령대다-이지만, 핀처는 이제 불과 40대 중반. 각종 의술 및 화장술이 발달한 지금, 오빠라 불러도 충분한 나이. 사실, 따지고 보면 핀처는 신동과에 속함이 틀림없다. 마누님의 성공을 견인한 각종 뮤직비디오가 결국 20대중반에 만들었다는 얘기고 세븐과 파이트클럽은 30대에 만든 셈이다. 패닉룸이 조금 약한 펀치긴 하였지만 이번 작품 조디악을 통해 40대 이후의 핀처가 예상되지 않을까?


핀처에 조디악은 오종에 있어서 사랑의 추억과 같은 영화가 아닐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테크니션인 그는 공간과 비트 그리고 스타일을 창조해내는데 최고였다. 하지만, 2시간반짜리 조디악에서 그는 사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연쇄살인범을 소재로 한 조디악은 핀처가 만들려고 했다면 얼마든지 자극적인 센스가 넘쳐나는 작품을 만들 수 있었겠지만, 박동수를 빠르게 하는 파이트클럽의 일렉트로니카 대신 올디즈를 세븐에서 어둡고 거칠고 암울한 자신만의 세계를 창출한 적극적인 카메라 대신 기본적으로 차분하다. 대신 배우들의 연기는 감탄을 자아내고 대사의 아기자기함도 살아있다. 철저하게 절제된 듯 해도 핀처만의 테크닉은 곳곳에 살아있다. 영화에 워낙 잘 녹아들어 눈에 안띌 뿐.


한국사람이면 누구나 다 느끼겠지만 살인의 추억과 상당히 유사하다. 핀처가 살추를 봤을 가능성은 최소 98%로 예상된다. 핀처같은 이가 적당히 빌려다 쓰는 멍청한 짓은 하지 않았기에 다행이다. 봉준호는 봉준호대로 핀처는 핀처대로. 화성연쇄살인사건 만큼이나 충격적이었던 조디악 사건을 통해 이 사건을 통해 붕괴되어갔던 개인사를 차분히 풀어가면서 오히려 더 공포감을 자극하기도 한다. 여전히 핀처의 최고는 파이트 클럽. 파이트 클럽은 독보적이다. 하지만, 지금의 오종이 그런 것처럼 핀처의 차후 필르모그래피에 따라 더 높은 평가도 가능한 작품이 조디악일 것이다.


조디악(Zodiac, US, 2007, 156min)

감독: 데이빗 핀처

출연: 제이크 질렌홀, 마크 러팔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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