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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록클래식

1. 롤링 스톤즈 @리스본 - 공연에 앞서

3시간 자고 나니 온몸이 쑤셨다. 사실, 앞으로 남은 기간이 계속 세시간 씩 자야된다는 상황을 walrus는 당시엔 모르고 있었다. 아무튼 공항으로 후루룩... 포르투갈로 간다. 내가 가본 나라. 일본, 호주, 네덜란드, 싱가폴, 프랑스, UK. 비교적 높은 경제 수준, 안정적인 사회구조-반면 일본은 우리와 흡사한 문화로 익숙하다는 점. 유럽에서 가난한 나라로 알려진 포르투갈은 나에게는 이질감이 있고 두려움, 호기심 뭐 이런 것이 있는 나라다. 사실, 생긴 것과 달리 거의 매순간 일정을 정해놓고 사는 Walrus의 경우 웃긴 얘길 수는 있지만, 상당히 모험적인 루트인 셈이다.
런던에서 리스본으로 가는 비행기. 바다가 보이고 육지가 보이고 바다가 보인다. 이게 어디쯤일지 생각. 노르망디나 브래타뉴일수도 있고 아니면 도버에서 뺑뺑이일수도 있고 좀 지났을 경우는 이베리아 반도의 어디쯤일 수도 있다. 확실한 것은 여기 바다는 대서양의 어디쯤인 셈이다. 공항에 착륙하기 직전 내려다보니 온갖 주홍색 지붕이다. 영국도 주홍색 계열 지붕이 많았지만 리스본의 경우 원색적인 느낌이 확실히 강했다. 택시 타고 호텔에 도착. 여기도 팁 챙기기는 마찬가지지만 적어도 훨씬 붙임성이 있었다. 내가 걍포기하고 팁 넉넉하게 주니까 엄지 손가락을 내밀더라는. 이것이 나중에 완소로 이어질 포르투갈에 대한 호감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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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내게는 할일이 있었다. 롤링스톤즈의 티켓을 호텔로 보내주기로 했다. 우려대로 티켓은 도착안했고 사실 5시쯤 왔다고 한다. 그것도 주문한 것과 틀린 티켓이. euroteam.info 여기서 표 사지 마세요. 엄청 비싸고 서비스 개판임. 리스본은 서울과 비교하자면 조그만 도시고 어디든 금방가지만 공연이 열릴 스포르팅 리스본의 홈구장 Alvalde XXI는 걸어서 10분 거리였다. 조바심에 공연장 답사. 그런데, 현매로 팔고 있었다. 좌석 위치 확인해본 결과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는데, 거기는 스탠딩이 제일 싸고 앉아서 보는 곳이 비싸고 더더욱이 높고 먼좌석이 제일 비싸다는 것이다. 우리와는 정반대!!! 아마도 walrus가 산 표는 앉아서 보는 좌석일테고 그럴바에야 스탠딩으로 보며 앞에서 보자는 작전 수립. 결론은 티켓을 새로 사는 것이었다.(그런데, 문제는 걔네들이 보낸 티켓도 스탠딩이었다는;;) 원래는 공연전에 리스본 시내를 돌아볼 예정이었다. 3년전 하드코어 튜어를 기획하던 walrus라면 그랬다. 하지만, 지금은 몸이 안따라주기에 공연에 집중하기로. 3시쯤에 아무도 줄을 안섰기에 4시 좀 넘어서 갔다. 내 앞에는 불과 100명도 채안된다는. 정말 스탠딩은 구역없고 내가 들어가면 맨앞에 갈 수 있을지 의구심도 들었지만 일단 속는셈치고 죽치고 기다렸다. 물론, 이 바닥을 살면서 얻은 노하우 대소변의 철저한 관리로 공연 시작전 대열에서 이탈이 없는 것도 중요체크포인트. 작은 것은 그래도 괜찮다. 싸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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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대로 5시에 입장. 아무도 안뛰는데 나혼자 뛰었다. 들어갔다. 믿을 수 없었다. 텅빈 공연장에 잽싸게 뛰어 난간부터 잡았다. 첫줄이다. 이대로 참는다면. 아니, 맙소사. 내게도 이런 일이 있사옵니까! 얘네들은 정말 이렇게 사는게야? 그런게야. walrus 여기서 살고 싶다. 이러면 세계평화 그냥 온다. 걔네들은 비싼돈 내고 멀리서 위에서 앉아서 보고 나는 싼 돈으로 맨앞에서 보고. 서로가 원하는 것을 충돌없이 얻을 수 있으니. 솔직히 속는 느낌도 들었다. 얘네들 디게 다혈질이라 슬램빡세게 하면서 나 뜯어내서 뒤로 던져 버리는 것 아닐까 등등. 아무튼 들어가니 일단 서지 말고 앉게 시켰다. 나야 아싸 재수지. 왠지 배아푸게 해야한다는 사명감에서 사진부터 박았다. 옆에 왠지 엄마 따라 나온 것 같은 자~알 생긴 포르투갈 총각(이하 포총각)한테 부탁.  사진 박았으나 앞으로는 신비주의 전략을 채택하겠다는 전술로 인해 비공개 예정. 이 포총각, 사진 박아주더니 윙크 한방 날려준다. 자칫 느끼하게도 갈 수 있는 얼굴 컨셉이긴 하였으나. 루니를 퇴장시켰던-정성일씨 말을 빌리자면 그렇게 믿게만든-호나우두의 그 살인 윙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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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모로 급호감 포르투갈, 5시니 공연시작하려면 3시간이 남았다. 우선 경기장을 둘러보았다. 참 이쁘다. 의자색깔이 원색이었는데 그 배치도 무질서하게 중구난방이었다. 품위있는 윗쪽 지방 같은 칙칙한 색으로 발랐겠지만. 강력한 원색의 대비를 통해 경기장을 이쁘게 꾸몄다. 원래 이 지방이 그렇다. 아메리카 대륙의 발견이전에도 토착민, 이슬람계, 흑인 그리고 로마 멸망 당시 동쪽에서 온 종족 등등. 이런 다양한 색깔이 중구난방으로 섞여서 만든 공동체의 문화가 바로 이곳의 문화. 그 다음 walrus의 할일. 사람구경(사실은 여자구경). 여기 사람들 참 매력적이다. 잘 생겼다. 늙어서 못나지더라도 배나오고 얼굴 쭈글쭈글해지더라도 생기를 잃지 않는다. 그런데, 문제는 대체로 다 매력적이다. 아까 말한 포총각 외에 내 옆에 있었던 아저씨, 다소 무섭게 생기긴 했지만 율브리너나 페르시아 황제처럼 생겼다. 리켈메 닮은 친구, 하비에르 바뎀 닮은 친구, 멋쟁이 노부부, 미녀 4총사. 미녀 4총사는 사진 참조. 스톤즈 좋아하면 이뻐져요. 심지어 빨간 십자가 유니폼 여성분도 이쁘다. 얼굴 구경 신나신나 완죤신나. 아무튼, 영국엔 이런 컨셉 못봤다. 영국은 뚱뚱하거나 말라도 배는 나오고 빨간 머리에 까칠함이 온몸으로 묻어나는 컨셉. 여기 여자는 디폴트가 페넬로페 크루즈, 영국은 이뻐야 브리짓존스. 남자는 약간은 비열하기도 한 장난기 흐르는 귀여운 얼굴.
우쒸, 저기 곰한마리 미녀에 키스한다. 우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