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정짓기에 대한 거리두기를 꾸준히 시도해야할 시점임에 틀림없으나, 어쩔 수 없는 또 한번의 단정짓기.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은 올해의 영화다. 칸의 선택에 철저하게 동의한다. 정공법으로 이야기에 주력하나 큰 사람의 사려깊음이 강력한 드라마가 주는 감동에 실려 전달될 때 감정의 파도는 영혼을 흔들기에 충분하다. 또한, 뚜렷한 정답지를 들어내기보다 격변의 시절 확실한 것이 아무것도 없는 인간 하나하나에 주목하며 사람들에게 치열하게 고민할 것을 요구하는 노감독의 투혼은 더욱 감동적이다. 한편으로는 자국에 대한 처절한 비판을 보여주는 켄 로치의 이번 작품은 헐리우드에서 걔중에 낮다고 여겨졌지만 너무나 멍청해진 올리버 스톤의 태생적 한계를 확실하게 꾸짖어 준다. 감옥의 한쪽에서 손톱이 뽑히는 고문을 당할 때, 다른 한쪽에서는 흐르는 눈물을 참으며 승리를 기원하는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뜨거운 가슴을 부르는 역사적 명장면이 될 것이다.
날 새며 일할 때 일하더라도
무.조.건. 보.세.요.
이런 영화, 스크린을 통해 볼 기회를 놓친다는 것은 인생의 재앙입니다.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The Wind that shakes the barley, UK, 2006, 126min)
감독: 켄 로치
출연: 킬리언 머피, 리암 커닝햄, 패드레익 들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