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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기타등등

로스 반 반 - 예당, 2006/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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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하는 음악.

쿠바는 복싱이 강하다. 그리고 복싱 실력의 상당부분은 날렵한 푸트웍에서 나온다. KO가 잘나오지 않고 포인트를 중요시하는 아마 복싱의 특성 상 기민한 푸트웍에서 뻗어나오는 면도날 같은 잽과 스트레이트는 아마 최강 쿠바 복싱의 상징과 같다.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과 함께 쿠바를 대표하는 로스 반반의 음악은 발로 하는 음악이다. 첫곡부터 관객들은 스탠드업해서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들의 퍼포먼스는 음악과 춤이 달리 구분되지 않았다. 춤을 추며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연주했다. 탄력적이며 반복적인 비트는 흑인의 것과 달랐다. 흑인의 것이 접근해서 상대방의 땀냄새를 맡은 후 훅으로 날려버리는 것이라면 쿠반 재즈는 적당히 거리를 둔 상태에서 가벼운 잽과 스트레이트의 연타를 날려주는 식이었다. 임팩트 사이의 우열관계가 있기보다 일정한-하지만 약간씩 틀어지는-반복적인 비트는 상체는 크게 쓰지 않은 상태에서 발끝을 크게 들지 않은 상태로 발바닥으로 방바닥을 부지런히 쓸어주는 춤동작을 반복하게 했다. 꾸준히 움직이지만 스트레스가 가지 않는 여유로운 춤사위였다.

그들의 음악은 또한 비빔밥 같다. 나같이 둔한 사람은 모든 곡의 모든 부분이 거의 비슷하게 여겨지지만 18인조의 두터운 편성은 가히 클래식 오케스트라의 풍성함을 만들어냈다. 이러한 풍성함 속에는 어떤 특정 파트가 주도하기 보다는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고 하는 그런 식의 소리였다. 실제로 드러머는 솔로 시 상당한 헤비드러머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으나 밴드 사운드에서는 결코 튀지 않았다. 이렇게 밀어주고 끌어주고 역시 여유의 미덕에서 나온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내가 있었던 3층의 사운드는 너무 비고 멀었다는 점이다. 맛있게 비벼놓은 비빔밤을 반스푼만 떠먹는 느낌. 비빔밤은 역시 푸짐한 그릇에 담아놓고 입에서 튀어나올 정도로 입에 너어야 제 맛이다.

20세기의 클래식은 스트라빈스키보다는 조빔과 소사, 미키스 테오도라키스 등이 아닐지? 그리고 쿠바의 음악적 전통도 클래식의 대열에 올라가기 충분하다.


p.s. 예당 3층은 세종문화회관까지는 아니라도 상당히 가파르다. 나만 고소공포 느낀 것이 아닌 것 같았다. 공연 컨셉에 드레스 코드를 맞추어 오신 여성 분들이 꽤 있었다. 나야 감사할 뿐. 3층에서 떨어져흐르는 침세례를 맞은 분께는 정중한 사과를 드립니다요. 평소 비거리를 고려했을 때 1층까지 흘렀을 수도.


내일은 형님 오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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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음악은 뚬바오(Tumbao)라는 굉장히 대중적인 언어로 되어 있다. 즉 음악적인 간박자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리듬에 빠져들게 되면 음악이 굉장히 에로틱해진다. 저절로 몸이 움직여 춤을 추도록 한다. 그걸 신꼬빠(sincopa)라고 하는데 (다섯 리듬) 그건 바로 이런 거다. (시범으로 들려줌) 바로 이런 음을 바탕으로 피아노가 중간에 연주되고 만약 그 음이 더 빨라질 경우 춤을 추는 사람들은 그 박자를 따라가기가 힘들어진다. 바로 그런 간 박자가 부에나 비스따 소시알 클럽 같은 밴드가 유명해지도록 한 요인이라고 본다. 그게 진정한 쿠바의 음악이니까. 쿠바의 리듬이지요. 그리고 그 리듬 위에 모든 다른 요소가 얹어지는 것이다.

60년대 말 형성된 반반이라는 그룹이 있는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쿠바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그룹이다. 그 이유는 음악을 작곡하고 베이스를 연주하는 후안 포르멜이 디렉터를 맞고 있는데 항상 제가 아까 말씀드린 그런 쿠바의 간박자를 잡아내는데 성공하기 때문이다.

만약 여러분이 그들의 음악을 듣거나 비디오를 보게 된다면 제가 말하는 간박자가 뭔지를 알게 될 것이며 그는 그 밖에도 이 간박자에 모든 악기를 이용하고 있다. 반반 그룹을 보게 될 경우 제가 지금 설명하는 것을 아마 이해하실 거라고 확신한다. 아주 대표적인 쿠바 오케스트라로서 굉장히 음악이 아름답다.

음악 평론가 기예르모의 리뷰 중에서

Que Rico Bailo Yo!: 어떻게 하면 춤을 잘 출까


Line up

Juan Formell - Directors, baoj y coros

Manuel Labarrera - Congas

Julio Norona - Guiro

Mario Rivera - Voz solista y coros

Samuel Formell - Drums, timebales, y campana. codirector

Abdel Rsalps - Voz solista y coros

Yenisel Valdes - Voz solista y coros

Boris Luna - Teclado

Roberto Hernandez - Vox solisa, coros, y congas

Alvaro Collado - Trombon

Jorge Leliebre - Flauta y coros

Edmundo Pina - Trombon

Irving Frontela - Violin

Hugo Morejon - Tromboe, Organo, y sintetizador

Pedro Fajardo - Violin

Pavel Molina - Contrabajo

Roberto Carlos Rodriguez - Piano


Program

1. Chapeando

2. Tim pop

3. Muevete

4. Despues de todo

5. Anda ven y quiereme

6. Soy todo

7. Corazon

8. La buena

9. Agua

10. La Cabeza Mala

 
 
- 첫곡부터 그쪽 출신만들이 할 수 있는 정통스텝을 보여주었던 한 관객.
결국 무대에 올라...
 
- 이분은 대사같았다. 쿠바와 수교 안되었을 것 같긴한데.
만만치않은 춤실력을 보여주었는데, 옆에 계신 한국분의 춤실력 역시 장난이 아니었다.
이분은 중간에 통역역할까지 본의아니게? 했다.
 
- 파워 드럼솔로. 왼쪽에 계신 할아버지는 가까이서 구경만 하시고,
다른 한분은 갈갈이처럼 무우만 깍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