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포츠/축구

Goodbye Roy Keane

그가 떠난다.
비록 다비즈와 봄멜을 동시에 물먹이던
삼국지에서 비겁한 세명의 유비 패걸이를 제압하던 여포의 포스를 보여주던
예전의 기량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그가 없는 상황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중원은 허전할 뿐이었다.
 
축구 공이 어떻게 생긴지도 모르는 **놈의 양키 부르주아가 모든 걸 망쳐놓았다.
 
지난 10여년간 그는 최고의 미드필더였다.
에릭 칸토나가 프리미어 리그를 제 괘도에 올려놓았다면
로이 킨은 최고로 만들었다.
 
그는 상대 에이스를 어떻게 다루어줘야할지
볼 줄기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어떨 때 공격 가담에서 치명적인 한방을 날려줘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최종 수비라인을 추스려야하는지
어떻게 좋은 경기흐름을 끌어낼지
를 아는 선수였다.
 
로니와 지단, 긱스가 이 시대 최고의 마법사였다면
킨은 마법사를 바보로 만들 줄 아는 선수였다.
 
강호만을 골라서 격파한 98-99 트레블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2002 월드컵 예선에서
가장 조직적인 축구를 하는 네덜란드와
가장 화려한 축구를 하는 포르투갈을
상대로 한번의 패배도 기록하지 않았던 아일랜드의 중심에는
로이킨이 있었다.
 
수많은 스타들이 거쳐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였지만
중심에는 로이 킨이 있었다.
그는 또한 팀에 어떤 식으로 기여해야하는지 아는 선수였다.
최고로 많은 카드를 받은 선수였고
숱한 독설을 뱉었지만-그것 때문에 팀을 떠나야하지만-
사실, 그것 마저도 팀에 철저하게 기여하는 방법이었다.
 
호나우딩요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대신 바르셀로나로 갈때
그는 '뇌검사가 필요한 놈'이라는 말을 뱉었다.
솔직히 심한 말이긴 하지만,
최고의 팀에서 뛴다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팀 선수들에게 해줄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었다.
 
사실, 로이킨의 부상 이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이보다 못하기 힘든 병신 뻥 축구의 전형이었다.
자기에게 공이 오는 것이 두려워 뻥뻥지르는.
그런 선수들에게 욕한마디 뱉어준 건
그 말은 팀 전체에 전화위복이 되었지만.
똥인지 약인지 모르고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양키새끼에게는 거슬렸던 모양이다.
 
당신은 최고였소.
아니 당신은 최고요.
잘가시오. 킨 형님.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