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음반/잡담

홍대 앞

사용자 삽입 이미지

1.

오늘도 집앞에서 어슬렁, 뷰렛의 드러머가 자신들이 단독공연 전단지를 직접 나눠주고 있었다.

뷰렛은 어쩌면 다른 길을 택했다면 훨씬 쉽게 뜰 수도 있는 밴드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긴게 되고 TV에 나가면 왠만한 기존 가수보다 노래를 잘 부르기 때문이다. 아무튼, 그들이 택한 길로 인해 많은 시간 홍대 앞에서 구르고 있는 상태고 그런 방식으로 홍대 앞에서는 슈퍼스타?의 반열에 올랐다.

이들이 뜰 수 있을지는 지나봐야 알겠지만, 만약 떴다면 전단지를 직접 나눠주는 지금의 Attitude를 잃지 말았으면 한다. 이런 기대도 어설픈 '낭만성'에 대한 향수일지 모르겠지만, 그런 Attitude가 지금의 거칠지만 '날'것의 느낌이 살아있는 음악성을 지키는 버팀목 같은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잘 되었으면 좋겠다. 작곡 능력이 탁월하지는 않지만 클럽에서의 활동을 통해 주류로 진입하는 얘가 계속 이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2.

오늘은 또 델리 스파이스 10주년 공연이 있는 날이었다. 사실, 델리스파이스가 인디 밴드라 불릴만한 시절은 결코 길지 않았지만, '델리스파이스'의 성공은 정상적인 루트-이벤트성이 아닌-를 통한밴드의 음악이 90년대에도 지속될 수 있음을 보여준 전형적인 예이기 때문에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볼 수 있다. 더욱이 그들의 음악은 상당히 메이저화 되기는 했지만 적어도 상당 수준의 음반을 5장이나 발매했으며 음악적 역량은 계속 발전하고 있어 보인다.


3.

음...생각해보니 내가 처음 본 델리의 공연에 게스트 밴드가 뷰렛이었다. 두 밴드 다 같은 날 처음 공연을 본 셈.


4. 예전에 레이니선 매니저와 DGBD 앞에서 어슬렁거리면서 노가리깐 적이 있었는데, 레이니 선은 부산 밴드지만 앨범의 2/3가 홍대 앞에서 나간다고 했다. 홍대라는 바닥이 없으면 지금 이 나라의 대중음악은 훨씬 더 황량해졌을 것이다. 물론, 80년대보다 결코 풍요로운 음악적 토양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그러기에 더 소중할 수 있는 곳이다. 내가 이 동네를 좋아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몬생긴 인간들도 꾸미고 나온다는 점이다. 안 꾸며도 멋진 인간들만 꾸미고 나오라는 법있나? 몬 생겨도 지멋에 꾸며서 기분 나면 좋은 거 아닌가?(물론, 난 그래도 울 이쁜 나영씨가 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