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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최신작

노 맨스 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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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고와 달리 이 영화는 별로 안웃기다. 참신한 상황설정에 연극적인 전개가 꽤 쌈박한 영화긴 하지만 난 그다지 웃을 수 없었다. 유럽식 코미디가 적응이 안되서 일 수도 있겠지만, 지금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이기에 웃을 수 없었다. 군인들 사실 그러자나. 사람들은 '비정상'적이라는 상황에 웃음을 낸다. 상황 자체는 너무나 우스꽝스럽다. 전쟁이란 우수꽝스러운 것이다.

  사실, 이 영화의 참신함은 헐리우드식 설정을 조롱하는데에도 있다. 사실, 지뢰밭 위에 누은 상황에서 살아날 가능성 얼마나 될까? 지금의 헐리우드 영화는 그런 미션 임파서블을 가능한 것처럼 얘기해버린다. 더 골 때리는 것은 뉴스나 신문에서도 이런 식의 사건이 생기면 확대 포장해서 이벤트화시켜버린다는 점이다.

  또, 헐리우드는 정의를 얘기하고 미국은 자기가 정의라고 우기지만 여기서 처럼 정의는 총을 쥔자의 정당화일 뿐이다. 이게 영화 속 얘긴가? 미국발 외신을 좀만 들여다 본다면 그런 코미디적 상황은 수도 없이 나온다. 부시가 제일 많이 씨부린게 미국은 정당하다 아닌가? 죽는 사람으로 장난치고 그걸 전투에 이용하는 것은 약과다. 미군은 살아있는 사람에 최고의 모욕을 주지 않았는가? 그거 영화로 만들어야되지 않을까?

  정말 중요한 것은 그런 이벤트가 벌어지는 상황 속에 사람들이 죽어나간다는 점이다. 지금 이라크에서도 수천명씩 죽어나가고 있다. 이게 웃음이 나오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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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름 돋게 만드는 전쟁의 희비극
필름 2.0  2004.11.27 / 한선희 기자

웃음이 잦아들 무렵 뒤통수를 치는 슬픔이 엄습해온다. 소름 돋는 인상적인 엔딩을 보고 나면 이 작은 영화가 왜 미국과 유럽을 뒤흔들었는지 이해하게 될 것이다.

보스니아 내전이 한창인 가운데 세르비아군의 신참 병사 니노(레네 비토라야츠)가 상사와 함께 ‘노 맨스 랜드’로 작전 수행차 들어간다. 이들은 쓰러져 있는 보스니아 병사의 등 아래에 지뢰를 매복한다. 참호에 숨어 있던 또 다른 보스니아 병사 치키(브랑코 주리치)가 상사를 죽인 뒤 니노는 치키와 대치한다. 지뢰를 깔고 누운 보스니아군 체라(필립 소바고비치)가 깨어나면서 이들은 더욱 난감한 상황에 빠진다. 지뢰를 해체할 UN 평화 유지군을 기다리는 가운데, 특종을 노리는 영국 방송사의 기자가 출동한다.

<노 맨스 랜드>는 보스니아 출신의 다니스 타노비치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타노비치 감독은 보스니아에 종군하면서 내전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주목받았다. 보스니아, 슬로베니아,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벨기에 등 6개국의 공동 프로젝트인 이 영화는 단숨에 타노비치에게 유명세를 안겨줬다. 2001년 칸영화제 최우수 각본상과 2002년 아카데미 최우수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면서 유럽과 북미 지역의 각종 영화제를 휩쓴 건 보스니아 내전이 워낙 국제적인 관심을 끌었던 사안인 데다, 타노비치의 각본과 연출력 또한 남달랐기 때문이다.

<노 맨스 랜드>는 전쟁의 아이러니를 폭로하는 경쾌한 고발장이다. 주인공인 보스니아와 세르비아 병사들은 한 공간에 대치하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총구를 겨눈 이들은 전쟁의 책임을 서로에게 물으며 말싸움을 벌이지만, 살아남기 위해 서로를 죽여서는 안 되는 기막힌 상황에 빠진다. 영화의 핵심 공간인 ‘노 맨스 랜드’는 한가롭게 매미가 울고 태양이 작열하는 등 도무지 전쟁터라고 여겨지지 않을 만큼 고요하다. 참호 바깥에 대치하고 있는 보스니아와 세르비아 진영의 군인들은 서로의 눈치를 보느라 손을 쓰지 못한다. 영화는 시종일관 이렇게 묻는다. '과연 이들을 구해줄 자는 누구인가?'

드라마는 UN 평화 유지군과 방송사 기자들이 개입하면서 더욱 아이로니컬하게 전개된다. 영국군 중령은 무책임한 기회주의자이며, 영어와 불어에 능한 방송사 여기자는 특종에 대한 중압감과 인간적인 윤리 사이에서 머뭇거린다. 프랑스 중사와 독일 지뢰 제거병은 두 병사를 어떻게든 구하려고 애쓰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타노비치는 보스니아 내전에서 UN군의 무력함을 풍자적으로 묘사하고, 이 전쟁의 비극을 간접적으로 웅변한다. 사건에 관련된 모든 이들은 웃지 않을 수 없는 헛소동을 벌인다. 그러나 그 웃음이 잦아들 무렵 뒤통수를 치는 슬픔이 엄습해온다. 소름 돋는 인상적인 엔딩을 보고 나면 이 작은 영화가 왜 미국과 유럽을 뒤흔들었는지 이해하게 될 것이다.


한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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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딧
출연 : 브랑코 쥬리치(Branko Djuric)... 치키 역
레네 비또라야쯔(Rene Bitorajac)... 니노 역
필립 쇼바고비치(Filip Sovagovic)... 체라 역
제오르게스 시아티디스(Georges Siatidis)
세르지-헨리 발크(Serge-Henri Valcke)
사차 크레머(Sacha Kremer)
아렝 엘로이(Alain Eloy)
무스타파 나다레빅(Mustafa Nadarevic)
브랭코 자브르상(Branko Zavrsan)
사이먼 캘로우(Simon Callow)... 소프트 중령 역
캐트린 카트리지(Katrin Cartlidge)... 기자 제인 역

Co-PD : 마르코 뮐러(Marco Muller),Marion Hansel,Cat Villiers,Judy Counihan,Dunja Klemecn,Igor Pedicek
각본 : 다니스 타노비치(Danis Tanovic)
감독 : 다니스 타노비치(Danis Tanovic)
기획 : Dunja Klemenc,Igor Pedicek
미술 : Dusko Milavec
음악 : 다니스 타노비치(Danis Tanovic)
음향 : Henri Morelle(Son),Emanuela Di Giunta(Montage Son),Michael Billingsley(Sound Designer),Angelo Raguseo(Mixage)
의상 : Zvonka Makuc
제작 : Frederique Dumas,Marc Baschet,Cedomir Kolar
촬영 : 워더 밴 덴 엔드(Walther Van Den Ende)(Walther Vanden Ende)
편집 : Francesca Calvelli
관련영화사 : NOE Productions Presente
en Coproduction Fabrica Cinema (Italie) - Man's FIlms (Belgique)
avec Counihan Villiers Productions (Royaume Uni) - Studio Maj/Casablanca (Slovenie)
Collaboration avec Le Centre Du Cinema Et De L'Audiovisuel - De La Communute Francaise De Belgique - et Les Teledistributeurs Wallons
et Le Fonds Slovene Du Cinema - Eurimages - British Screen
TPS Cinema - Multivision - Rai Cinema
RTBF Canal+ Belgique
Un Film de Danis Tanov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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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노트
 아카데미, 칸, 골든 글로브
 세계 영화계의 그랜드 슬램 달성!
 
  세계영화에 A급 특종이 터졌다! 대중의 지지를 받는 상업영화의 대변자 아카데미, 작품의 완성도에 중점을 둔 영화 평론가들의 자존심 골든 글로브, 권위와 전통에서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유럽 영화의 난공불락 요새 칸 영화제를 모두 석권한 ‘영화계의 그랜드 슬램’(테니스나 골프에서 한 해에 메이저대회를 모두 석권하는 일)이 탄생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수많은 세계 유수 영화제들에서 관객상을 휩쓰는 등 재미와 작품성을 확실하게 입증시킨 것. <노맨스랜드>, 도대체 어떤 영화이길래?
 
 
 뭉치면 살고 움직이면 터지는 세 남자
 건드리면 터지는 예측불허의 상황!!
 
  '노맨스랜드‘는 대치중인 양 진영 사이에 놓여있는 ’누구의 땅도 아닌, 아무도 들어가서는 안 되는 곳‘이다. 우리로 치면 ’공동경비구역 JSA'와 비슷한 곳이지만 전쟁이 한창인 두 적진의 한복판인만큼 휴전 중인 JSA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긴장감이 넘치는 곳. 바로 그 곳에 세 남자가 고립됐다. 게다가 그들은 서로 적군이다. 심지어 그들 중 한 사람은 지뢰를 깔고 누워있다. 재채기만 해도 일대가 쑥대밭이 된다는 최신 슈퍼 지뢰다. ‘이보다 더 나쁠 수 없는 상황‘에 빠진 세 남자를 구하기 위해 전세계가 출동한다. 양진영은 물론, UN 평화유지군이 바삐 오가고 유수의 언론들도 집합한다. 어떤 영화도 감히 상상하지 못 한 일촉즉발의 상황, <노맨스랜드>의 가공할 재미가 터진다!
 
 
 와보면 절대 감당 못 할 캐릭터 & 대사
 안보면 절대 짐작 못 할 싱싱한 웃음
 
  <노맨스랜드>의 가장 큰 즐거움은 싱싱한 유머가 담뿍 담겨진 대사와 캐릭터들. 르완다 내전을 걱정하며 바삐 오가는 손님들을 심드렁하게 바라보는 보스니아군과 세르비아군, 평화유지를 위해 마음만 굴뚝이요 하는 일은 별로 없는 이름뿐인 평화유지군, 특종을 위해 개미떼처럼 몰려든 전세계 생방송카메라 등 신원미상, 국적다양, 사연황당의 캐릭터들이 시시각각 등장해서 재미의 릴레이를 벌인다.
 
  이 캐릭터들의 재미를 확실하게 띄워주는 건 영화의 러닝타임이 진행될수록 기발함의 가속도를 붙이는 상황과 대사들. ‘노맨스랜드’ 안의 세 병사가 과거지사를 들춰가며 '알고 보니 우린 한 여자를 사랑했었네.‘를 탄식하는가하면 금새 적군의 위치로 돌아와 티격태격 아웅다웅 유치찬란한 다툼을 벌인다. 그 와중에 지뢰 위의 병사는 햇볕도 가리고 싶고, 화장실도 가고 싶고, 가족들 사진도 보고 싶어 울먹울먹, 키득키득, 끙끙을 신음하는데...황당하기로 따지면 ’노맨스랜드‘ 밖도 만만치 않다. 프랑스어와 영어, 보스니아, 세르비아 방언이 섞여서 난장판이 되어 돌아가면서 전혀 기대못한 유머가 연신 터진다.
 
  팽팽한 긴장감을 슈퍼 지뢰급 폭소로 터뜨리는 영화 <노맨스랜드>. 21세기 세계의 근심과 우울을 날려버릴 웃음이 온다!
 
 
 웃으면 안 되는데 웃기고, 웃겨 죽겠는데 눈물이 흐른다
 유머의 한복판, 가슴을 관통하는 날카로운 감동
 
  그러나 쉴 새 없이 관객들에게 폭소를 터뜨리게 하는 영화 <노맨스랜드>의 진정한 매력은 웃음 뒤에 숨겨진 ‘무언가’이다.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내는 영화 속 상황은 사실, 작게는 세 사람의 생명이 위험하고, 크게는 세계의 평화가 걸려있는 엄청난 비극이다.
  갖은 이유를 대가며 서로에게 총질을 해대는 세 남자의 모습은 전쟁이 얼마나 사소하고 부질없는 일인가를 새삼 느끼게 한다. 전 세계에 생중계되는 왁자지껄한 구조작전이 특종과 생색을 위한 경쟁으로 변질되어 가는 모습은 우리가 지금 잊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가 정말 중요하게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한다.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벨기에, 슬로베니아 등 유럽 5개국이 공동으로 제작한 범 유럽 프로젝트인 <노맨스랜드>의 감독 데니스 타노비치는 보스니아에서 태어나 보스니아 전쟁 다큐를 찍으며 명성을 쌓아왔고 주연 배우들 역시 보스니아와 크로아티아 출신으로 전쟁 당사자들이다. 전 유럽의 지원 속에서 전쟁 당사자들이 모여 눈물없이, 상처를 감추고, 처음부터 끝까지 웃으면서 영화를 완성시킨 것.
  영화 속 대사 하나하나, 상호모순적인 상황 하나하나가 웃음 이상의 의미로 가슴을 울리는 영화 <노맨스랜드>. 시대가 만들고 시대가 기다려온 진정한 걸작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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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진 영화 해설     ★★★ (별4개 만점)
   보스니아 내전을 배경으로 보스니아와 세르비아 전선 한가운데 놓인 양측 군인이 결국 화해하지 못하고 서로에게 총을 겨누는 비극을 그린 '슬로베니아판JSA'. 이유없는 분노와 증오를 비판한 전쟁 영화다. 유엔의 평화유지군도 이 지점에선 아무 도움도 줄 수 없는 형편이 되는데, 영화는 이런 현실을 코믹한 풍자로 그리고 있다. 감독은 보스니아의 다큐멘터리 작가 출신 다니스 타노비츠가 맡았는데, 각본과 음악까지 담당한 그는 이번이 첫 데뷔작이다. 칸느 영화제 각본상,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미국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LA 영화비평가 외국어영화상, 세자르 신인작품상, 프랑스영화비평가협회 외국어영화상, 산 세바스찬 국제영화제(스페인) 관객상, 상파울루 국제영화제(브라질) 관객상, 로테르담 국제영화제(네덜란드) 관객상 수상.

  1993년 보스니아 내전 당시 주인 없는 땅에 오도가도 못하게 된 적국의 두 병사 치키와 니노. 이들이 어떻게든 빠져나가려고 노력하는 와중에 용감한 유엔 병사가 개입하지 말라는 명령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구하러 온다. 그러나 세계의 언론이 그 뒤를 따르면서 이 사건은 세계적인 뉴스가 된다. 이 분쟁에 휘말린 많은 입장들 사이에서 거리를 두고 팽팽한 긴장 속에 서 있는 니노와 치키는 이 미친 전쟁에서 목숨을 구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협상을 시도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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