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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기타등등

Wynton Marsalis(2002.10.23)

재즈 오케스트라 사운드의 진수 ★★★

재즈를 그다지 좋아하거나 잘아는 편은 아님에도 워낙 대형뮤지션들의 내한공연이 잦아 자주 가게 되는군요.
공연포스터에도 나오다시피 윈턴마살리스를 전면에 부각시켰지만 윈턴 마살리스의 공연이라기보다는 링컨센터 재즈 오케스트라의 공연에 가까웠고 윈턴마살리스는 한명의 단원에 가까웠습니다.
링컨센터재즈 오케스트라는 15인조 더군요. 드럼-베이스-피아노 한명씩으로 좌측에 위치하고 우측에는 앞에서 부터 섹스폰, 트롬본, 트럼펫이 5-3-4로 배치과 되었습니다. 5-3-4하니 CM이 생각나는군요-회사에서도 하고 싶어지는 중독성...
제가 본 재즈 공연 중에 가장 재즈적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빅밴드 구성도 그렇고 레파토리도 거물 재즈 뮤지션들의 곡을 리메이크를 위주로 진행되었습니다. 한곡 당 15명 중 3~4명 정도가 돌아가면서 솔로를 하더군요. 윈턴 마살리스는 사진을 보면 두상이 psy닮았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귀여웠습니다. 섹스폰 연주자 중 가장 우측에 위치한 두상이 브라질과 AS로마의 부동의 우측 윙백 카푸를 닮은 이가 계속 리드하던데 윈턴 마살리스 다음으로 밴드에서 영향력있는 단원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드러머도 가장 재즈적인 자유분방함을 주무기로 하는 것 같더군요. 4Play는 완전히 록적이었고 PMG는 약간 중간, B.Marsalis때는 브러시의 사용이 잦았던 것 같은데 이번 드러머가 가장 재즈적인 드러머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차 휴식 전에 7인조로 줄여서 장난기 있고 흥겨운 무대를 연출하기도 했고 앵콜 받기 전에 멤버가 빠지면서 드러머의 엽기적인 댄스도 볼 수 있었죠. 맨끝앵콜 시에는 피아노-드럼-베이스에 윈튼 마살리스와 카푸 닮은 섹스폰 주자만 남아서 공연을 했습니다.
B.Marsalis때도 느낀 것이지만 정통 재즈의 미학은 시장의 유머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곡부터 아주 산만하고 시장바닥 분위기의 곡을 연주해고 트럼펫이나 트럼본 앞을 막는 동그란거-무식해서 이름은 모르겠습니다-로 코끼리 소리나 웃음 소리 뭐 이런 걸 수시로 연출했고 그짓거리 외에도 우끼려고 하는 동작이나 소리 같은 것들이 꽤 많았습니다. 물론, 진지하게 접근할 때도 있지만 그런 진지함을 심각함쪽으로 몰고 가지 않는게 재즈의 미학이 아닌지...
특정 음악을 제대로 이해할려면 문화를 이해해야할 것 같은데 제가 재즈를 이해하는데에 있어서는 흑인들의 문화나 유머, 생각들을 이해 못하는게 결정적인 장벽이 될 것 같군요. 예전에 팻매스니가 한국음악의 도입에 관한 질문에 1년은 살아야 할 수 있지 않겠느냐 했던 것처럼.
그런 이유로, 솔직히 이번 공연의 반응이 좋은 편은 아니었던 것 같군요. 물론 중간에 15분 쉬는 시간에 대해 미리 예기안한 주체측의 미스도 있었고 짧은 공연 후 중단은 휴식시간을 의미한다던가 무대가 밝아지기 전엔 공연종료가 아니라는 뭐 그런 것들에 대해 잘모른 점도 있었고 공연이 끝나기 전에 나간 사람들이 꽤 많았습니다. 그래서인지 나갈 때 별로 표정이 좋아보이지는 않더군요. 아무튼 그런 점이 아쉬웠습니다. 사실, 10시 좀 넘은 별로 늦은 시간도 아니었는데 왜 그렇게 서둘러 귀가하셔야 되었는지...비싼 돈 주고 왔으면 본전 뽑을 생각에서라도 앵콜 해주고, 끝까지 지켜주는게 뮤지션에 대한 예의가 아닌지 생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