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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록클래식

Eric Clapton(1997.10.10, 체조경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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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ic Clapton(1997.10.10)
Eric Clapton은 Guitar God 그 이상이었다 ★★★★★

98년은 특급 기타리스트의 공연이 많았던 해였던 것 같다. 특히 Guitar God 에릭클랩튼이 온 해이기도 한 것이다. 사실 기우도 있었다. 나가 있고 어쿠스틱 위주의 최근 움직임을 볼 때 얼마만큼의 에너지를 보여줄 지 상당히 의심스러웠다.

이틀에 걸친 공연이었는데 첫날은 기자회견 시 무질서의 극치로 워낙 신경질적인 상태여서 최상의 컨디션은 아니었다고 하는데 내가 본 둘째날은 상당히 좋아보였다. 내 앞에 선량한 거구의 백인이 가로 막았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처음에는 어쿠스틱 공연이었다. Layla로 담담히 시작하더니 Change the world, Tears in Heaven등 최근 히트곡을 잇달아 연주했다.일렉트릭 기타를 들고 먼거 보여주기 시작했다. 미발표된 신곡도 보여줬고...공연의 백미는 I shot the sherif과 Cocaine, Sunshine of Love등 예전의 불후의 명곡들을 엄청난 에너지로 연주할 때였다. 정말 블루스의 힘이 뭐라는 곳을 보여주는 압권이었다. 전날 Setlist라 Sunshine of love가 안보이는군.

정말 추리닝에 흰티 입고 온 소박한 모습,,,멘트는 별로 없었지만 엄청난 에너지를 보여주는 최고의 명연이었다. 또한 체조란 공연장의 문제점이 거의 노출안될 정도로 사운드도 관리가 잘된 그런 공연이었다. 하긴, 체조와 같이 울리는게 심한 공연장은 반사음이 덜한 앞쪽에 있어야 그럭저럭 들리는 듯.

나중에 안 사실이었지만 드러머가 Steve Gadd이었다!!! 쩝쩝

<Set list>
1. Layla
2. Change The World
3. Nobody Knows You
4. Tears In Heaven
5. Goin' Down Slow
6. Broken Hearted
7. Pilgrim
8. Sick 'N' Tired
9. I Shot The Sheriff
10. Wonderful Tonight
11. Tore Down
12. Have You Ever Loved A Woman
13. Tearin' Us Apart
14. Cocaine
15. Old Love
<ENCORE>
16. Everyday I Have The Blues
17. Before You Accuse Me

이하는 조성진이 당시 에릭클랩튼의 일화에 대한 걸 서술한 글임.
지난 97년 에릭 클랩튼이 내한공연차 서울을 찾았다.
그런데 그는 슈퍼스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어 사람들을 놀라게 했는 데......
대스타라면 부와 명예 속에서 화려한 삶을 누릴 거라 생각되지만 내가 서울에서 만난 에릭 클랩튼의 이미지는 그런 것들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지금부터 그 단적인 예를 몇가지 들도록 하겠다.

소속음반사인 워너뮤직 사장과 관계자들은 세계적인 스타라는 점을 감안해 그를 럭셔리 세단인 벤츠로 예우하려 했다. 하지만 그는 좀더 편하고 자연스럽게 다니고 싶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점심 식사 때에도 강남의 최고급 레스토랑으로 데려가려 했으나 역시 거절했다. 대신 그는 젊은이들이 자주 찾고 가장 대중적이라 여겨지는 햄버거나 먹자고 제의해 결국 함께 한 관계자들이 그의 의견을 따라야 했다.

서울을 찾은 그는 한국 젊은이들의 열기를 느껴보고 싶어 젊은이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으로 안내해달라고 했다. 그래서 데려간 곳이 강남의 압구정동 로데오 거리였다.

그런데 압구정동의 로데오 거리를 이 대스타가 활보해도 누구하나 알아보는 사람이 없었다. 좀 미안한 생각마저 들 정도로 이 대스타를 에릭 클랩튼인지 아무도 몰랐던 것이다. 아마도 여기엔 그의 차림새에도 기인했던 것이 아닌가 한다. 무슨 공장 근로자를 방불케 하는 허름한 옷차림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일용직 노동자들이나 입을 법한 싸구려 점퍼를 대충 입고 청바지도 낡아 보이는 그런 패션이었다. 신발도 랜드로바 계열이었지만 오래 신어서 그런지 많이 닳아 있었다.

이런 소박함은 정말로 너무도 의외였다. 매체를 통해서 볼때 에릭 클랩튼은 아르마니 등의 명품을 선호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지만 한편으론 이처럼 소박한 면도 있었던 것이다.

대개의 경우 스타들은 코디네이터가 있게 마련이고 단골로 드나드는 의상실도 있다. 미국의 경우 베벌리힐스의 초호화 옷가게들이 스타들의 단골집들이다.

비록 옷차림이 그랬어도 그의 한마디 한마디에서는 깊은 연륜과 무게감이 실려 있었고, 잘 웃지는 않았지만 한번 웃으면 그렇게 순진하고 소박해 보일수가 없었다.

에릭 클랩튼은 한국에 관해 몰라도 너무 몰랐다. 기자회견장에선 한국을 가리켜 ‘50년대 전쟁 후의 황폐한’ 그리고 그 때문에 ‘고아가 많아’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많고 경제적으로도 ‘매우 불안한’ 그런 나라 정도로만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 선입견으로 서울에 도착해 여기저기를 둘러보며 그런 생각이 바뀐 것이다. 그는 서울을 가리켜 ‘깨끗하고 활기에 찬 도시’라고 했다.

그러나 에릭 클랩튼 기자회견장은 음악계에 오래 몸담으며 취재를 해왔던 내겐 한마디로 ‘수치’의 극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참석한 기자들 중 일부는 휴대폰을 꺼놓지 않은 상태로 있다가 전화 벨이 울리면 큰소리로 통화를 하는 가 하면 여기저기서 호출기가 울려댔다.

회견장 뒷부분에 있던 기자들은 에릭 클랩튼의 얘긴 들을 생각도 않고 잡담을 주고 받았다. 그런가 하면 화장실이다 뭐다 해서 들락거리는 사람들도 부지기수였다. 더욱 가관이었던 것은 회견장 뒤쪽에 마련해둔 간단한 음료와 식사류를 마구 먹어대며 사적인 잡담을 크게 해대는 기자들이었다. 이것은 기자회견 끝나고 참석한 기자들끼리 담소하며 가볍게 즐기게끔 마련된 그런 음식들이었다.

한마디로 기자회견장이 아니라 동대문시장이었다. 클랩튼 자신도 이처럼 산만하고 수준 이하의 기자들이 모인 이런 인터뷰 자리는 처음이었을 것이다. 난 회견을 진행하던 워너뮤직 관계자에게 주변 정리를 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래서 담당 직원은 기자들에게 좀 정숙해줄 것을 당부했으나 그들은 한쪽 귀로 흘려버리는 태도를 보였다.

이 기자회견장을 나오며 기자의 기본적인 소양도 갖추지 않고 취재에 임하는 성분 미달의 기자나 기초적 트레이닝을 시키지 않고 바로 현장으로 투입시키는 매체들 모두에 심한 불쾌감이 들었다.

세계의 유명 아티스트와 함께 하는 기자회견장은 한 나라 대중문화 매체의 수준을 가늠케 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이 분야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앞으론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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