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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최신작

캡틴 필립스



블러디선데이-본슈프리머시-플라이트93-본얼티메이텀-그린존-캡틴필립스. 소재만 보자면 미국 나쁜놈과 미국 만세의 지그재그처럼 보인다. 영화를 안 본다면. 영화를 보고 난다면 소재가 지닌 정치적 지향성을 넘어 폴 그린그래스의 섬세한 시선에 공감하게 되고 인간이 보이며 또 새로운 화두에 공감하게 된다. 영화적 서스펜스와 스릴, 히치콕의 전후 아니면 지미 헨드릭스의 전후와 같이 그 이전과 그 이후를 갈라버리는 액션과 촬영기법. 실험적인 것 같은데 정통 영화적 문법 내에서 정말 재밌지만 결국 영화를 보고나면 하나의 인간으로 영화 속 캐릭터가 보인다. 심지어 호평을 받지 못했던 그린존 마저도 '이라크' 이야기는 지겹다는 생각-인류가 발전을 못하는 이유가 이런 생각 때문이다-을 살짝 버리고 본다면 충분히 기억에 남을만한 영화다. 

캡틴 필립스를 보고 폴 그린그래스의 장기가 여전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폴 그린그래스는 그 이상을 보여준다. 시원한 액션이 어려운 상황에서 끝없이 영화적 재미를 끌어내고 그 속에서 계속적으로 사람들에게 질문을 한다. 소말리아 해적의 마지막과 더불어 톰행크스의 마지막 장면은 그 자체로 영화적이고 깊은 여운을 남긴다. 왜곡보다는 사실의 재현을 선택했지만 그럼에도 이것저것 설명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지겹게 느껴졌던 톰행크스의 큰 얼굴이 그려진 포스터로 보지 않는다면 바보다. 폴그린그래스의 필르모그라피는 미국인의 얼굴을 담아내는 하나의 거대한 시도다.


p.s. 미국만세는 무슨 미국만세. 미국만세 영화에 영어자막 장시간 깔리는거 본적 있음? 거대한 전함에 끌려가는 구명정이 보이지도 않음?

p.s.2 톰행크스의 미국적 얼굴을 들이댄 국내 포스터만 아니었더라도 이 영화에 대한 편견이 바뀌지 않았을까. 2종류의 미국 포스터를 본다면.


캡틴 필립스(Captain Philips, US, 2013, 134min)

감독: 폴 그린그래스

출연: 톰 행크스, 바크하디 압디, 바크하드 압디라만, 파이살 아메드, 마핫 M.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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