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플래시백을 쓴 영화들이 너무나 촌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정교한 연출력. 한국사를 배경으로한 풍성한 이야기와 감정들. 가위질로 누더기가 된 결과물이 이 정도라니. 영화를 백편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대충 만들어서가 아니라 엄청난 재능과 열정의 결과물이었다. 김민선의 뒷모습이 슬프지 않다고 NG를 반복하는 섬세함을 갖춘 채로도 무려 백편을 찍었던 것이다. 그리고 임권택의 성향은 기본적으로는 민족주의자이지만 그 속에는 민중의 삶이 살아있는 민족주의. 비록 어쩔 수 없이 반공영화도 찍었다지만 짝코는 반공주의의 이데올로기를 완전히 극복한 결과물.
이전에 에릭클랩튼이 '과거보다 못한 결과물'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 '난 평론가가 산 기간보다 오랫동안 록음악을 해왔다'라는 답으로 대신했다. 다작 속에서 비판을 받을지라도 '록앤롤' 그 자체가 될만큼 창조적인 결과물을 내왔다. 임권택도 마찬가지. 영화적 환경이 빈약한 한국에서 임권택은 영화 그 자체라할만큼 천재가 아니었을까? 임권택 영화를 찾아봐야겠다.
짝코(Two Old Men, Korea, 1980, 110min)
감독: 임권택
출연: 김희라, 최윤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