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아쉽다. 그런데, 어쩌면 예상되던 겨로가였다. 롯데의 올시즌 행보를 보면 그야말로 롤러코스터였다. 너무나 가파른 연승과 연패의 연속. 포스트시즌도 왠지 그럴 것 같았다. 우승 아니면 4등을 할 것 같다는 예상은 안좋은 쪽으로 적중했다. 김인식이 그랬나? 롯데는 우승을 할 수 있고 그러기 위한 전제조건은 2위를 하는 것이라 했다. 그 분의 예상은 적중했다. 심하게. 2위를 못해서 아쉬운 것보다 두산과의 3연전에서 3연패를 하는 과정이 안 좋은 시나리오를 연상하기에 충분했다. 꼭 이겨야되는 시합을 이기는 법을 모른다는 인상을 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심한 기복을 나는 팀컬러가 나타났을까? 기본적으로 롯데 선수들은 잘 던지고 잘친다. 예전까지만 해도 손민한은 21세기 외로운 황태자였지만, 올해는 장원준, 송승준, 조정훈, 이용훈 등이 워낙 잘해줬다. 기본적으로 구위가 좋다. 원준이 로이스터가 스트라익 안더지면 2군보낸다고 한 후 미쳐 던지는 것 봐라. 그런 높은 타점으로 3가지 구속으로 조절하며 공을 뿌리면 여간해서 맞추기 힘들다. 꽤 괜찮은 자원인 김수화, 이왕기가 1군에 못올라오는 것만 해도 좋은 재능들은 넘친다. 타석도 마찬가지다. 이대호와 난장이는 이대호에 밀어주는 팀컬러를 프런트가 만든 탓도 컸다. 올해는 달랐다. 롯데 vs 서군이 된 올스타전에서 김인식이 혀를 차며 올스타로 모아놓았더니 롯데 1팀에 이렇게 쩔쩔 매라고 한 것처럼 정말 강력한 구위를 가진 투수조차 쉽게 농락해버린다. 그런데, 사실 그럴 수 밖에 없다. 원래 부산쪽 자원이 좋은데다 계속되는 꼴지에 긁어모은 2차1지명 때문에 좋은 재능들이 모일 수 밖에 없는 상황. 나름 김무관은 타격을 잘 조련했다.
잘한다 싶어도 양상문, 강병철 때는 폭발력을 못보였던 것은 아무래도 그들은 팀플레이를 강조하던 이였기 때문이다. 롯데는 전통적으로 밀어치고 수비는 깊게 선다. 보수적인, 그리고 일본적인 팀컬러가 강한 팀이고 이는 감독의 영향이 크다. 항상 공을 끝까지 볼 것을 강조하고 밀어치는 팀배팅을 강조한다. 그러면서 김민재, 전준호를 팔아버렸지만. 이런 경우, 1점 1점 짜내기는 좋을지라 선수들의 타격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로이스터의 롯데는 초구 공략의 빈도가 부쩍 늘었다. 좋은 공이 들어오면 힘껏 휘두르고 기회가 나면 한 베이스 더 가는 것이 로이스터의 야구 철학이었다. 투수력도 마찬가지다. 이전의 다소 노쇄했던 투수진에 조급한 투수 운영은 선발 투수의 조기 강판이 잦았다. 반면 젊어진 투수진의 quality행진은 불펜의 구멍을 최소화했고 막판 대 분전의 촉매제가 되었다.
그런데, 초구를 치고 선발 위주의 메이저리그에서는 전형적인 그런 야구 방식의 경우, 쉽게 풀 때는 상대를 완파하지만 어렵게 풀어갈 때 한점을 만들고 지키는 야구는 아니다. 그런데다 그다지 늘지 못한 내야진의 수비력와 여전히 불안하고 노련하지 못한 불펜은 그런 지키고 꼭 이길 때 꼭 이기는 야구 방식은 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한국 야구가 WBC와 올림픽에서 보여준 괴력이 어떤 것이었는가를 생각해본다면 더욱 확실해진다. 한국 야구 선수 중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선수는 거의 없지만 꼭 이겨야될 한 경기를 이기는 다양한 방법과 집중력에 장점이 있다. 이는 결국 롯데가 부족한 점이었다.
이왕이면 가을야구 못하지 말고 잘했으면 좋겠다. 물론, 그 이전에 계속 가을야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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