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추억

사랑하는 것을 상실하였을 때, 또는 믿고 싶지 않은 일이 현실임을 알게 되었을 때, 우리는 자신이 원하는데로 해석한다. 어떤 이는 오종이 과대평가되었다고 하지만 이 영화는 적어도 오종은 프랑스의 핀처라고 할만한 천재성을 지니고 있음을 증명하는 결과물이다. 오종은 파격적이고 쇼크를 주는 것보다 이 영화나 타임 투 리브처럼 한 개인을 관찰하는 섬세함에 더 재능이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 사랑의 추억에서 오종이 천재성을 보여주었다면 샬롯 램플링은 완숙한 연기가 무엇임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의 러닝 타임에 있어서 절대적인 분량을 차지하지만 결코 극단적인 감정의 표출을 하지 않으면서도 깊고 넓은 감정을 느끼게 하는 샬롯 램플링의 연기는 이 영화의 가장 빛나는 부분이다.

사랑의 추억(Under the Sand/Sous Le Sable, France, 2000, 95min)
감독: 프랑소와 오종
출연: 샬롯 램플링, 브루노 크래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