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과 우리는 비슷한 역사의 괘적을 지니고 있다. 1945-1950이라는 격변의 시기는 누구에게 생존 자체가 쉽지 않았던 시기다. 인텔리는 정말 의미가 무엇인지도 모르며-색계의 바로 그 장면처럼-저항하거나, 귀머거리/벙어리가 되어야했고 이기적이고 생리적인 인간들 마저 보다 기회주의적이지 않으면 살기가 힘든 시기였다. 거의 마지막 장면 양조위의 사진처럼 웃을 수 없는 시기였다. 같은 공간을 반복해서 보여주는 화면의 색감 속에는 허우샤오시엔이 얼마나 중국/대만풍의 품격과 향기를 사랑하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서정시를 쓸 수 없던 시대였던 것처럼 밀려오는 짙은 슬픔 속에는 아름다움에 도취되기도 힘든 시대임을 조용히 흐느끼며 얘기하고 있다. 1947년생인 허우샤오시엔은 이 작품을 통해 자기보다 어려운 세상을 살았고 현재에도 반복되고 있는 그 시대의 잔재를 되돌아봄과 더불어 어려운 시대를 살아갔던 그다지 잘나지 않은 부모님들에게 사랑과 고마움의 마음을 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비정성시(City of Sadness/悲情城市, 대만, 1989, 158min)
감독: 허우샤오시엔
출연: 양조위, 신슈펜. 진송용, 잭 카오, 리티엔루, 우이방
walrus군이 이전에 이 영화에 쓴 글이 지금 쓴 글과 너무나 유사함을 보고 놀라고 있는 walrus군.
비정성시(City of Sadness/悲情城市, 대만, 1989, 158min)
감독: 허우샤오시엔
출연: 양조위, 신슈펜. 진송용, 잭 카오, 리티엔루, 우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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