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레날린이 필요할 때 3시간 내내 펼쳐지는 아드레날린의 향연 같은 영화를 만났다. 아드레날린이란 단어는 영화의 대사 속에도 있다. 이 끝없는 아드레날린은 주조연 특히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역대 최고의 연기가 중심이 된다. 그를 세계 최고의 스타로 만들었던 동안의 외모는 그의 연기에 굴레가 되었고 그를 극복하고자하는 뼈를 깍는 노력에도 몰입이 좀처럼 되지 않았던 전작과 달리 이 작품은 레오를 보는 순간순간이 새롭고 즐겁다. 어떤 연기를 할건지 예상이 되지만 그래도 즐겁고 또 수시로 그걸 넘어선다. 어떤이는 파국에 이른 월스트리트을 파헤치지 않았다고 스콜세지는 안보이고 레오만 보인다고 좋은 친구들의 월가 버전 또는 기존의 작품에서 얘기한 것의 동어반복이라고 비판한다. 틀렸다. 단연코 틀렸다. 미국적인 것에 대한 새로운 얘기를 새로운 톤과 방식으로(전작을 연상시키는 부분부분이 일부 있더라도) 얘기한다. 마틴 스콜세지는 필르모그라피를 통틀어 미국에 대한 얘기를 해왔다. 그를 둘러싼 모든 것에 대한 집요한 덕력은 수많은 영화작가 중에 으뜸이고 그의 유일한 문제라면 항상 얘기할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이었고 이번 작품 역시 3시간으로 꾹꾹 눌러 담았다. 깔깔 웃던 사이사이에는 섬뜩할 정도로 월가, 미국 기업, 미국인의 본질을 드러낸다. 레오와 마티의 관계는 록스타와 록스타를 갈망하지만 상상 속 꿈꾸기만하는 키작고 수다스러운 덕후가 록스타의 하나하나를 손보고 자신이 다듬은 록스타에 스스로 열광하는 그런 관계다. 이 영화 속 레오는 70년대 록스타처럼 쾌락적이고 그레이풀 데드의 쇼처럼 끝나지 않고 하지만 보스의 공연처럼 단단한 로큰롤 쇼의 프런트맨이다.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는 우리나이로 71살의 마틴 스콜세지와 진정 전성기를 맞이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만든 또 하나의 정점이다.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The Wolf of Wall Street, US, 2013, 179min)
감독: 마틴 스콜세지
출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조나 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