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시간을 가장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방법, 빌리 와일더의 영화를 보는 것. 장르 영화의 귀재는 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하나, 둘, 셋에서 경직된 독일인의 정서를 절묘하게 뽑아냈던 것처럼 이번에는 파리의 속살에서 느낄 수 있는 이방인이 느낄 그런 질감을 프랑스어를 쓰지 않고도 느끼게 한다. 특히 프랑스 식으로는 쁘리 미국식으로는 페티 브르주아라고 지칭하는 부분은 정말 기가 막혔다. 60년대에 발표된 빌리 와일더의 로맨틱 코미디는 소재의 특수성을 넘어선 보편적 공감대를 얻어낸다. 혼자일 수는 없다는 것을 알기에 같이 갈 이들 위해 노곤하게 일하지만 정작 집에 와서는 교감을 나누지 못하고 멀어져가는 이들 속에 웃지만 씁쓸한 현실을 느끼게 한다. 빌리 와일더는 늘 유쾌한 웃음과 아기자기한 이야기 그리고 지루함과는 거리가 먼 리듬감으로 달려가지만 한편으로 씁쓸한 현실에 대해서 여운을 남기며 비터스윗한 후폭풍을 남긴다.
당신에게 오늘 밤을(Irma La Douce, US, 1963, 142min)
감독: Billy Wilder
출연: 잭 레먼, 셜리 맥클레인, 루 자코비, 브루스 야멜
당신에게 오늘 밤을(Irma La Douce, US, 1963, 142min)
감독: Billy Wilder
출연: 잭 레먼, 셜리 맥클레인, 루 자코비, 브루스 야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