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을 빙자한 청춘멜로물의 면모가 보이지만 그 이전에 스콜세지 카지노를 레퍼런스로 삼았다는 확신이 들었다. 캐릭터의 기본적인 배치도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도박장의 난잡함을 카메라가 애무하는 동안 깔리는 팝을 통해 리듬감을 살리는 팝뮤지컬의 특징이 그랬다. 물론, 스콜세지처럼 욕으로 도배하지도 정말 블루스와 로큰롤로 러닝타임을 깔아버릴만큼 강형철이 무모하지는 않지만. 적지 않은 레퍼런스 속에 최동훈과는 다른 영화광이자 장르 영화의 장인, 강형철의 면모를 볼 수 있다. 탑을 주연으로 민 것도 무대에서 펼치는 재기발랄함이 결코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분위기를 죽이지 않는 강형철의 개성과 맞고 도박 영화에서 리듬에 맞는 무대액션을 펼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이고 또 그 장점이 보이기도 하지만. 문제는 감독이 극단적인 상황으로 의도적으로 끌고갈 때(뭐 이런 작위성 마저도 강형철의 장점이라 본다)도 탑의 연기는 조승우와 달리 평면적이라는 것. 뭐 신세경마저 평면적이니 누군가의 손이나 모가지가 날라갈 순간과 뒤통수를 칠 때의 긴장감이 살지 않는다. 탑의 아쉬움만큼 조승우의 힘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이럴꺼면 러닝타임을 80분 정도 줄여 간결하고 날렵하게 갔으면 한다. 뭐 재밌고 강형철 정도 해줄 대중영화 감독이 최동훈 밖에 없는 것을 재확인했지만. 한편으로는 최동훈의 전작, 도둑들과 비교했을 때 같은 장황한 상황 속에서도 이음새를 완벽히 다듬어내는 최동훈의 솜씨에 손을 더들어주고 싶은 것도 사실.하지만, 강형철은 원래 그랬다. 클리쉐 범벅이 될 수 밖에 없는 소재라도 재밌게 만들 수 있는 잽을 날려줄 수 있는 실력은 강형철만의 장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