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최신작

장고: 분노의 추적자

walrus 2013. 2. 9. 21:47



자막없이 미국 극장에서 본다는 것이 어떤지를, 스필버그 링컨을 통해 확인했다. 영화를 볼 수는 있지만 듣는 것은 제한적이다. 장고를 볼 때도 듣는 것에 대한 기대치는 없었지만 듣는 것이 굉장한 경험이기도 했다. 총탄의 발사음, 살갗을 뚫고 피를 터뜨리는 파열음, 파편이 부딪히는 소리. 타란티노는 소리가 주는 쾌감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체험하게 했다. 비주얼적인 면도 마찬가지. 장면과 장소의 질감이 주는 몰입도와 더불어 액션씬이 길지는 않지만 효율적이고 화끈한 쾌감을 선사한다. 지난 세기 웨스턴이 줬던 쾌감의 공식을 그대로 활용하는 것 같지만 뒤집기도 하며 새로운 웨스턴의 쾌감을 선사한다. 전작 바스터즈에서 전쟁 영화의 공식을 따라가거나 뒤집거나 쾌감을 극대화시켰던 것 이상으로 아기자기하면서도 묵직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웨스턴의 공식 뿐만 아니다. 전작 바스터즈에서도 선보였던 히치콕처럼 스릴의 장면은 훨씬 강렬하게 체험할 수 있다. 타란티노의 또 다른 장점은 '놀람'을 잘 쓴다. 장르 영화의 공식을 따라가더라도 놀람이 주는 쾌감으로 그것을 뒤집고 판을 뒤집어 진행하는데 이것이 억지스럽지 않고 능수능란하다. 사람들이 네러티브와 캐릭터에서 기대하는 것을 끝까지 가며 즐기게 하지만 그것을 간단하게 배신하기도 한다. 

루퍼와 007 스카이폴의 매력은 웨스턴의 즐거움을 되살린데에 있었다. 타란티노의 장고는 그 정점이다. 20세기 웨스턴이 주던 쾌감과 지금은 밋밋하게 느껴지는 점을 적절하게 보완하면서 쾌감을 어떻게 극대화시킬 수 있느냐에 대한 모범 답안이다. 


장고: 분노의 추적자(Django Unchained, US, 2012, 165min)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

출연: 제이미 폭스, 크리스토퍼 왈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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