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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만담

Manú Chao, Kusturica y Maradona - 에밀 쿠스트리차가 본 마라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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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현역 시절 마라도나를 좋아하지 않았다. 절대 강자에 대한 거부감이라고할까? 마라도나가 공을 몰고 지나갈 때마다 수비수들은 알아서 도미노처럼 양쪽으로 넘어지는 그런 신기의 재능이 덜 인간적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더욱이 신의 손을 얘기한 거짓말쟁이인데다가 알콜 및 약물 중독자였으니. 마라도나 이후에 마라도나와 같은 선수는 존재하지 않는다. 마라도나는 부상이든 비만이든 어떤 조건에도 철저하게 마라도나를 중심으로하는 플레이가 가장 효과적임을 증명한 선수였다. 마라도나에게는 패스보다 드리블이 더 효과적이라고 해도 아무 이의를 제기할 수 없었고 드리블하다 심심하면 눈이 8개 달렸음을 증명할 천재적 패스를 선보이곤 했다. 90년대 중후반의 호나우두의 파워풀한 드리블이 3년 정도 비슷한 force를 보여주었으나 짧았고 그 때의 포스 역시 마라도나에 미친다고 생각지는 않는다-물론, 이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신적인 재능일지는 모르지만 마라도나의 인생과 성격은 그 누구보다도 인간적이며 아웃사이더를 대표하며 다혈질이며 아름답다. 반미집회에 나왔을 때에도, 과대비만으로 사경을 해맬 때에도, 위축소술을 받고 건강을 되찾을 때에도, 축구장에서 깃발을 흔들며 미치며 응원할 때에도. 신적이건 인간적이건 마라도나의 인생에서 발견되는 하나의 특질이 있다. 에너지. 넘치는 에너지는 동시대 가장 강한 에너지를 가진 작가인 에밀 쿠스트리차가 그냥 놔두기 힘든 소재일 수 있다. 더욱이 애수를 밑바탕으로 하면서도 강한 에너지가 밖으로 표출되는 묘한 정서적 공감대가 두사람의 고향 아르헨티나와 발칸사이에 있기에 더욱 흥미로운 소재였을 것이다. (밑에 보면 나오지만)에밀 쿠스트리차 밴드의 들려주는 강렬한 지루박 사운드 속에 마라도나는 흥겹게 춤추고 있다. 마라도나는 파티와 같은 인생을 살고 있다. 다음날 새벽까지 미친척 취하고 노래하고 춤을 추는. 물론, 파티가 끝나면 노곤함이 찾아오겠지만 그는 또 다시 파티장을 찾을 것이다. 아르헨티나의 민중 하나하나에게 마라도나는 영웅이기도 하지만 바로 그 자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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