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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극

Carmen Mota, Fuego!

춤에 집중한 1부와 기타 중심의 연주와 함께한 뮤지컬 형식의 2부로 나뉘어서 진행되었다. 강렬함을 넘어선 '힘'이 지니는 관능미. 남자무용수보다 여자무용수가 한명 더 많았는데, 여성 무용수 역시 남성 못지않은 파워를 전달했다. 계산된 동선대로 가고, 같은 동작을 추더라도 한명한명의 느낌과 동작이 다 달랐다. 질서와 절제를 요구하더라도 각자의 개성과 아름다움을 표출하는 정신이 있지 않을까? 그런면에서 군대식 의장대의 절도미와는 완전히 달랐는데, 플라멩고의 비장하고 힘차지만 자유로운 정서는 혁명에 참가한 민병대와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1부의 아쉬운 점은 녹음된 음악이었는데, 그런면에서 2부가 훨씬 더 좋았다. 실제 기타와 퍼커션 연주 그리고 감정이 살아호흡하는 목소리를 듣는 것도 좋았지만 잘 계산된 무용보다 펍을 연상시키는 작은 무대와 테이블, 의자 등에서 펼쳐지는 살아있는 '무대'의 감정이 훨씬 'live'했다. 어쩌면 록앤롤은 스페인에서 왔을지도. 반복적인 비트 속에서 내뿜는 땀방울, 약을 먹지 않아도 극한의 희열에 도달하는 열정 그리고 흑과 백의 경계선이라는 출생의 비밀까지. 심지어 록앤롤의 악기 기타 마저도 스페인에서 오지 않았는가. 그래서일까, 고급스러운 전문공연장보다 씨끌벅적한 클럽에서 보고싶어졌다. 한달 뒤면 보겠지...음하하하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