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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최신작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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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톤 시거는 다른 세상에서 왔다. 완전한 악마다. 코엔 형제식 대로 어이없이 죽을 듯 하면서 그의 악마성이 코엔 형제식 네러티브를 능가함을 보여줄 정도로 결코 죽을 것 같지 않은 그런 악마다. 악마의 존재 이유를 묻는다면 그걸 왜 알아야하지 되물을테지만, 아마도 그 악마는 세상은 더 나빠질 것이 없을 그런 상황에서도 더 나빠지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서이다. 불필요한 장치들을 제거하고 극도로 건조하게 진행되는 이 영화 속에서도 영화적인 요소만으로 극도의 공포감과 스릴을 제공한다. 특히, 영화 후반부 보안관과 안톤 시거가 유일하게 마주치는 장면의 한컷한컷은 스릴러의 새로운 텍스트가 될만한 장면이다. 이 영화가 걸작인 이유는 영화가 가지는 정치적 입장이 아니라 현재 미국의 끝을 알 수 없는 불안감과 공포, 허무감을 장인의 손길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물론, 이 영화는 미국인의 심리에 대한 미국인의 미국적인 영화이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절대적인 걸작이 아닐 수도 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No Country For Old Men, US, 2007, 122min)

감독: 에단 코엔, 조엘 코엔

출연: 토미 리 존스, 하비에르 바르뎀, 조쉬 브롤린, 우디 해런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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