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배우의 노가다를 거친 애니메이션. 3D로 봤지만 역시 지금의 3D로는 '질감'이라는 가장 중요한 부분을 처리하기 힘들다. 난 아무리 생각해도 3D 작업은 그럴 듯 하게 보이기 위한 공학용 실험 자료 이상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고생한 이들에게는 아주 큰 결례겠지만 적어도 나에겐 테크놀로지는 테마와 접속하는데 방해가 되며 보다 고전적인 방식이 네러티브에 몰입이 잘된다. 하지만, 그 '질감'의 차이에서 오는 이질감을 가지고도 꽤 박진감 넘치는 애니메이션이었는데, 하지만 무엇보다도 흥미로운 것은 '전설'과 '신화'가 담고 있는 상징성이었고 이 영화(또는 애니메이션)은 그것을 잘 해석하고 있다.
6세기경 덴마크. '로마'의 직접적인 통치를 받지 않았고 고대적인 부족국가의 전통이 살아있는 곳. 아마도 그 이전 시대에는 각종 재난과 재해, 약탈 속에서 지배계층의 권위를 대변하는 '영웅'의 구전적 이야기들이 충분히 과장되었지만 꽤 유용하게 사용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서로마제국이 멸망할 때 쯤 기독교는 그 지역까지 팽창해 갔고 그 기독교가 '영웅'의 전설의 허구를 들추어 내며 그 권위를 대체해갔을 것이다. 전설의 허구성이 들어나고 영웅의 이야기가 권위를 잃어가는 부분이 오히려 전설 속에 반영되어 있다는 점은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