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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잡담

Pentaport Rock Festival에서 돌아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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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업에 아쉬움. 한달전 유럽 여행에서 Muse, Chemical Brothers, The Answer, Damien Rice를 봤고 대부분의 국내 뮤지션 역시 이미 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더욱이 개인적으로 최고의 quality를 보여줄 것이라 자신할 수 있는 Damine Rice가 빠진 것은 페스티발을 찾은 이들에게는 불행이라 할 수 있다. 유럽과 일본의 라인업에 비하는 것은 과하다할지라도 후지락의 헤드라이너인 프란츠 퍼디낸드, 스트록스와 플라시보, 쿨라쉐이커, 블랙 아이드 피스 등이 참여한 작년보다도 다소 약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더욱이 하일라이트인 뮤즈는 불과 몇달전에 내한 공연을 했다. 더욱이 영국 쪽 헤드라이너와 달리 국내 라인업은 다소 빡센 쪽으로 치우친 경향도 적지 않아 있다. 하지만, 자라섬도 펜타포트도 없던 3,4년전만 해도 이런 아티스트를 3일동안 볼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다면 이런 불만은 사치일 수도 있다. 더욱이 여전히 흑자로 못돌아서고 지자체의 지원없이는 재정 자립할 수 없는 상황임을 감안한다면.


라인업이 반발짝 후퇴했다면 전반적으로는 한발짝 앞서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대 설정은 작년과 유사했지만 빅탑 스테이지와 펜타포트 스테이지 사이에 있는 공간들에서의 작으마한 정성들은 꽤 괜찮았다. 작년과 달리 쓰레기로 넘쳐나지도 않았고 화장실이나 세면 시설도 무난했으며 (다행히도) 비가 안왔기 때문에 여러모로 진행이 매끄러웠다. 사운드도 몇차례 문제는 있었지만 작년에 비하자면 훨씬 낳았다. 작년 스노우 패트롤을 시멘트 패트롤로 만들었던 그 끔찍한 사운드. 가끔은 Werchter 메인스테이지 보다 낳다는 생각이 들었다. Werchter 메인스테이지는 커다란 공간을 채워야했던 베이스 스피커 때문에 측면에서 무대로 조금만 근접하면 베이스 소리를 참기가 힘들었다. 그 와중에 정말정말 개선했으면 하는 점은 있다. 장애우들 공연을 볼 수 있는 시설 및 애들의 보육 및 놀이 공간. 애들 때문에 문화 생활 못하는 어른들 그리고 그 누구보다도 밖에서 세상을 느끼고 싶은 장애우들에게 이런 시설의 가치는 돈으로 환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다리를 절룩거리면서도 그를 보는 차가운 시선에도 환하게 웃는 한 여성 장애우를 보며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더욱이 이런 공간에서의 편의시설은 페스티벌을 찾은 외국인 그리고 장애인에 대한 한국인들의 시선 마저도 바꿀 수 있는 투자로서의 가치가 있다.


아무튼 작년과 비교했을 때 올해 좋아진 점 중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더 많은 사람들이 펜타포트 록 페스티발을 즐겼다는 것이다. 그것도 제대로. 3일동안 4만5천이면 조금은 더 커질 필요가 있지만 작년에 비해 더 많은 사람이 왔다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월드컵 이후 한국 사람들은 다같이 즐길 공간이 있으면 어디든 간다. 더욱이 좋은 음악이 있는데. 사실, 70년을 조금 넘은 기점에서 무수히도 많이 나온 말 중 하나가 록은 죽었다였다. 심지어 모 밴드 보컬리스트도 그걸 베껴 이상한 얘길 하곤 했다. 사랑과 평화 때 다같이 관광버스 춤을 추고 크래시와 크라잉넛 때 미친 듯이 몸을 부딪히고 화이파이브하던 이들을 보면 과연 록이 죽었다는 말을 할 수 있을까? 록이 죽었다는 이들은 골방에서 고시 준비를 하듯이 음악을 듣고 글을 끄적여서 돈을 버는 이들에게나 해당될 것이다. 그런데, 그런 글쟁이들이 즐겨쓰는 어구 중 하나가 '록은 육체적인 음악'이다. 그런데, 그 친구들은 머리로 감상하는 모양이다.(한편 Walrus도 그렇긴 하다. 늙으니 몸이 안.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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