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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야구

체인지업이 승부를 가른 시합

요즘 야구는 체인지업 노름. 20세기에 변화구는 직구를 거드는 수단이었다. 야구 교과서는 직구대 변화구의 비율을 6:4로 하라고 가르친다. 특히 커브와 슬라이더, 아니면 보다 비겁한 용어인 브레이킹 볼은 그랬다. 그런데, 체인지업과 같이 직구와 동일한 폼에서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가 등장하면서 달라졌다. 체인지업이 좋은 것은 슬라이더와 같이 직구와 같이 나가다가도 얻어맞는 경우가 없고 뜬공보다는 땅볼이 많이 나온다. fastball을 능가하는 스터프로 쓰여지고 있는 추세인 것 같다. 요즘은 체인지업 잘 던지면 살아남고 최고도 될 수 있다. 매덕스가 그랬고 페드로가 그랬고 Latest Dominant Pitcher 산타나가 그렇다. 심지어 벼랑까지 간 박찬호도 이제는 체인지업가지고 버틸 수 있다.

 

이날 경기의 승부도 체인지업이 갈랐다. 이전의 승부에서 배영수는 1사 23루의 위기에서 롯데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해주는 박기혁을 체인지업 세개를 유인구로 속아냈다. 그런데, 그 다음 만남에서 똑같은 공이 스트라익 존으로 들어오며 얻어맞았고 그것이 결승점이 되었다. 박기혁이 괜찮은 이유는 이렇게 생각하는 야구를 한다. 수비에서도 3루로 빠지는 것을 한 이닝 두개 잡아내었는데 포구보다도 송구로 이어지는 스텝이 아주 간결했으며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서 하나는 약간 띄워서 하나는 땅볼로 송구를 했는데 기막히게 들어갔다. 배영수가 하체에 부상을 입은 후 페이스를 못찾는 이유는 결정적인 순간에 로케이션이 안좋기 때문이다. 경기운영력은 그 사이 많이 늘었지만. 7회 결승점은 4,5번을 잡아놓고 연속 안타를 얻어맞은 거라 더욱 아쉬움이 있다. 반면 장원준은 줄기 차게 얻어맞았지만 장타를 안맞았다. 이건 다시 말해서 공이 좋다는 뜻이다. 타구가 먹히는 느낌이 낳는데 딱 왼손투수가 볼끝이 좋을 때 타이밍이 먹히는 그런 상황이 계속 연출되었다. 그런데, 안타를 많이 맞은 이유는 볼배합과 로케이션의 문제다. 공이 조금 낮거나 바깥쪽에 차거나 그랬으면 땅볼이나 내야 플라이가 될 타구가 제구가 안되니 힘없이 내야를 넘어가는 타구가 된다. 이 친구는 조금 싸가지 없어보일 정도로 다소 건방진 맛이 있던데 투수는 이런 성격이 대성한다. 그 짠밥에 몸쪽을 빠르게 붙이거나 슬라이더로 무릎을 팔 수 있다는 건 상당한 용기를 필요로 한다.

 

윤학길이 투수 코치가 된 후 정통파 투수들의 볼끝은 많이 좋아졌다. 기본기가 튼실하다. 그런데, 문제는 투수 운용에 있어서는 확실히 아쉬움이 있다. 장원준이 박한이한테 잘맞은 타구를 허용했을 때 그게 호수비로 잡혔더라도 바꿔줬어야 했다. 한계투구수도 넘었고. 그런데, 1선발을 마무리로 돌리며 잡아야하는 경기에서 부담감은 좌완 선발을 가장 강한 왼손 양준혁까지 끌고 가게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큰 패착이 될 뻔했다. 그게 정말 교체를 해야되는 입장이면 압박감 때문에 정확한 판단이 안되곤 하는데 아무튼 문제는 문제다. 물론, 타선이 이 정도 물 빠따라 투수운영 자체도 너무 힘들어진 것이 사실이지만. 아무튼, 1사 1,2루. 배영수와 달리 손민한의 체인지업은 8회 병살, 9회 병살-덤으로 삼진을 끌어낸 위닝샸까지-을 만들어낼 정도로 정확하게 떨어졌고 또 자신이 직접 수비해냈다.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1,2선발의 다른 타이밍의 맞대결에서 체인지업의 quality가 승부를 좌우한 셈이다. 이 참 이 선수도 불쌍한 인생이다. 공격이 안 되거나 수비가 안 도와주거나 코치진이 교체 타이밍 잘못 잡거나. 이런 와중에도 까라면 까는데로 자기 경기 풀어가는 걸 보면. 손민한은 야구를 재미로 한다. 그러니 경기 운영을 잘할 수 있다.

 

보수정당에선 일반화된 정말 쓰레기 같은 발상이긴 하지만, 민한신 정신교육을 거쳐 입당시킨 후 우리 부산시장 후보로 내면 당선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최동원 이후 우리투수가 최고라는 자존심은 손민한이 처음이고 이런게 있으면 사람들은 야구장을 찾는다. 참 닉혼비의 피버피치에서 아스날과 왜 이렇게 똑같은지 NilNilNil....에 쪼잖하면서 보는 자신이 한심해지는 시합. 아주 가끔씩의 당근을 마약처럼 탐닉하며 그래도 정은 못끝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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