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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만담

스크린 쿼터에 대한 단상

1. 보통 농업도 개방하는데 스크린쿼터 정도야라고 말하시는 분들 대부분이 농업개방도 찬성하시던 분이시죠. 그 바닥 방식이 뻔하지 않겠습니까? 모든 문제들이 포괄적으로 논의되어야 겠지만 그런 것들이 스크린쿼터 축소를 찬성할 이유는 안될 것 같습니다. 신자유주의자들이 사탕발림은 항상 이런 식입니다. '10%를 죽여넣고 넌 그 10%가 아니야' 식으로 하고 차례 차례 죽여가는 대중을 파멸의 길로 몰아가는 러시안 룰렛의 릴레이.

 

2. 사실, 제도적 장치보다도 문제 삼고 싶은 것은 이벤트 성향의 문화 수용 태도가 개선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태풍이 400만가지고 흥행실패라고 하고, 부산국제영화제의 왠만한 영화는 조기 매진되면서도 정작 동일한 영화가 극장에 걸리면 참패를 면치 못하는 것은 제도적 문제보다도 너무나 이벤트적이고 심지어 파쇼적으로까지 느껴지는 문화수용태도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집단적이며 수동적인 수용태도는 비판과 반성 이라는 순기능을 마비시키며 결국은 진보적 담론이 대중에 뿌리는데 결정적 장애물이 되겠죠.

 

3. 기존의 멀티플렉스 극장등에 대한 규제보다도 개인적으로는 기존의 몇안되는 '다양성을 확보하고 있는 영화관'에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더 급선무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이쪽의 안정적 운영이 담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존의 멀티플렉스에 다양성 확보를 규제를 통해 확보한다면 조만간에 '시장주의자'들의 역공에 무너져버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4. 진보적 당원의 관심이 절실합니다. 순수 예술 영화나 비헐리우드 영화에 대한 관심은 접어두고라도 심지어 '진보적 영화'에 대한 당원들의 관심도 아쉽습니다. 사실, 작년에 있었던 '영화와 혁명'이나 '노동영화제'에 대한 '당' 또는 '당원'의 관심은 그다지였던 것 같습니다. 진보적 투쟁에서 대중의 뜻을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충지를 확보하는 것이라면 그 요충지를 얻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문화적 컨텐츠의 힘입니다. 문화적 컨텐츠의 힘을 얻기 위해서는 문화적 컨텐츠를 유통시킬 미디어에 대한 고찰이 필요한데 미디어라는 환경은 정보화사회의 공기와 같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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