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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기타등등

Klazzbrothers&Cubapercussion리뷰(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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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로스오버는 싫든 좋든 대세다. 뭔가 새로운 걸 창조해야되는데 이것저것 많이 시도하다보니 별로 남은 재료가 없음을 걱정해야하는 형편이다. 요즘 AfroCuban은 하나의 유행일 것이다. 특히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은 사람들에게 너무나 깊은 인상을 남겼다. 클래식에서 아프로큐반으로 접근하는 시도는 충분히 있을 법한 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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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라즈 브라더스& 쿠바퍼커션의 멤버 구성은 다음과 같다.
피아니스트 Tobias Forster: 실제로 유일한 멜로디 악기를 연주하는데 드레스덴 필하모닉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자작곡에서 느낀 것이지만 상당한 창조력을 가졌으면 Classic meet Cuba의 대부분을 편곡했다고 한다. 실제적인 브레인이라 할 수 있겠다. 클래식에 기반하고 있지만 재즈의 스윙감과 더불어 전체적인 그루브감을 잘 살리는 피아니스트라는 생각이었다. 더욱이 매력적인 면은 리듬파트가 들어갈 여백을 잘 만들어주는다는 점이다. 터치가 파워풀하지는 않지만 매끈하고 유려하다는 느낌이었다.

  베이시스트 Kilian Forster: 역시 상당한 테크닉의 베이스주자. 피킹과 현을 동시에 잘 사용하며 베이스로 멜로디도 상당히 잘 뽑아낸다. 멘트를 혼자 맡았는데 상당히 유머러스했다. 통역하는 여성분에게 지속적으로 장난을 쳤다. 통역할 타이밍을 적절히 빼았더니 통역을 안하면 안한다고 투덜거리다가,,2부엔 아까 Mrs.라 해서 열받았는지 모르겠는데 Ms.로 수정하겠다 하니 바로 통역이 나오더라. 그런 유머러스함은 연주에도 묻어나왔다. 사실 상당히 난해한 부분임에도 여유로움이 넘쳤다. 중간중간에 베이스를 돌린다든지 춤을 추면서 분위기를 돋구었다.

  드러머 Tim Hahn: 역시 드레스덴에서 연주하고 있다. Queen의 프레디머큐리 추모뮤지컬에도 참여했다고 한다. 역시 록에서 볼 수 있는 파워드러밍은 없었지만 상당히 정확한 스틱웍을 과시했으며 퍼커션과의 조화를 고려한 연주를 보였다고 본다. 스틱, 브러시, hand를 각 상황에 따라 효과적으로 썼다.

  팀발리스트 Alexis Herrer Estevez: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의 콤페이 세건도와 연주활동을 했다. 수시로 관객의 호흡을 요청했으며 상당히 귀여운 외모를 지녔다. 

콩가 연주자 Elio Rodriguez Luis: 추조발데즈가 창단한 하바나 앙상블의 단원. 상당히 유머러스하고 춤을 즐겨췄다. 사실 퍼커션이라는게 계속 들어가기는 악기가 단순해서 지루할 수 있는데 그를 극복하는데 많은 아이디어가 들어간 것 같다.
  Afrocuban의 매력은 낙천성에 있는 것 같다. 처음부터 사람들을 무척 기분좋게했다. 사실 역사는 투쟁과 고통이 적지 않았음에도 이를 낙천적으로 승화시키는 쿠바인들은 너무나 매력적이다. 이런 시도는 한가지 함정이 있다. 단순한 클래식의 익숙함에 기대거나 아니면 쿠바퍼커션이 따로 논다든지 단순히 템포를 바꾼다든지..그 정도라면 처음엔 재미있을지 몰라도 쉽게 식상한다. 익숙함과 새로움이 적절히 조화를 이룰 때 매력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를 이해서는 단순히 쿠바퍼커션과 클래시컬한 피아노를 섞는 것 이상의 곡작업이 필요하다. 기존의 클래식 곡의 곡조와 리듬을 적절히 해체한 후 쿠바퍼커션의 역동성 위에서 새롭게 구성을 해줘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뮤지션이 양쪽음악을 깊이 이해해야 하며 단순 편곡 능력이상의 작곡능력을 요한다. 피아니스트 토비아스 포레스터가 그 역할을 맡았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조합은 재즈의 궁극에 가까워지고 있다. 사실 재즈란 음악자체가 블랙뮤직의 전통을 통해 클래식의 엄격함에 자유로움을 부여하는데 큰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아프로큐반의 자유로움이 클래식에 해방감을 부여하며 자연스럽게 재지함에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곡조의 해체가 본격적으로 일어난 부분에서 큰 쾌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 측면에서 개인적으로는 베토벤과 바흐의 해석이 맘에 들었다. 앵콜에서 한 Anthem이나 Mambozart는 기대보다 못했던 것 같다. 아마 실제곡조에 의존하는바가 커서 약간 식상하지 않았을까 싶다.   청중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사실, 익숙한 멜로디, 관중들이 기분좋을만한 그루브감, 적절한 유머감각, 그리고 수려한 외모등 국내 팬들이 좋아할만한 요소를 두루두루가지고 있었다. 멤버들도 기분이 좋아서 실제 예상보다 더 많은 곡을 연주했던 것 같다.

  클라즈브라더스와 쿠바퍼커션은 지난해 독일 최고의 뮤지션에게 수여하는 Echo 2003 어워드 재즈부분 수상자이다. 실제로 재즈쪽에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아무튼 흥미로운 공연이었다. 화끈한 에너지나 삘을 주는 그런 공연은 아니지만 은근한 유쾌함과 기분좋음을 선사하는 그런 공연이었다.

  난 지금 그런 작은 즐거움이 필요한 것 같다. 그런 작은 즐거움들이 지금의 휑한 느낌에서 탈출할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리.

Program: 실제 공연 내용은 조금 다른 것 같다.

* L.V. Beethoven
* Freude Schoner Gotterfunken: 9.Symphony
* Pathetique 1,2,3악장
* Afrolise: Fur Elise
* V.Symphony: 1악장

인터미션

* Preludio: Cello SuiteNr.1/ Johann Sebastian Bach
* Carmen Cubana: Habanera aus Carmen / George Bizet
* Cuban Dance: Ungarischer Tanz No.V / Johannes Brahms
* La Troucha: Variationssatz aus dem Forellenquintett / Franz Schubert
* Samba Zamba: Samba / Tobias Forster
* Czardas: Czardas / Vittorio Monti
* Mambozart: Sinfonie Nr.40 g-moll 1악장 / Wolfgang Amadeus Mozart

p.s 다 좋았는데, 앨범에만 사인을 받을 수 있다고 해서 팔아먹을 생각하는 상술은 좀 그다지였음.

그래도 사인 받았다. 선영님들 반응 장난 아니었음. 내가 봐도 매력적인 멤버들이었다. 쿨한 스타일과 여유로움, 멋이 얼굴에도 새겨져있었던 것 같다.

p.s 예당 앞 음악에 맞추어 분수로 다양한 형상을 연출했다. 꽤 볼만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