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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록클래식

Chicago 내한 공연(2003.2.4, 잠실 실내)

지내들 말대로 괜찮은 로드 밴드..브라스의 매력과 큰 밴드 편성은 그것자체로 기분좋은 사운드를 만들어낸다. 노장의 노련함이란 이런 것
★★★☆

물론, 관람 목적이 철저히 다르긴 하지만 에어브릴 라빈 공연-나이 생각하라는 말 수도 없이 들었음, 그래서 그런지 나이에 걸맞게 차렷자세로 공연을 보게된 해프닝이 발생했지요-과 시카고 공연의 관객 평균 나이는 엄청 차이가 나더군요. 정말 아줌마들 입빠이 왔습니다. 20~30여분 지연 후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최근 돈 깨지는 일이 많아서리 제일 싼자리 중 좋은 자리를 구했는데...역시 잠실 실내에서는 거리가 멀다보니 소리가 좀 작더군요. 그래서 브라스의 빵빵거리는게 좀 약했습니다.

불후의 히트곡 뿐만 아니라 실험적이고 이색적인 재즈록을 기반으로하는 다양한 음악을 들려주었습니다. 밴드의 성격을 규정하는데에 편성은 가장 화끈한 방법이겠죠. 기본 밴드 편성 외에 브라스 셋, 건반 2이 들어가고 멤버 대부분이 돌아가면서 노래를 부른다는 것이 시카고라는 밴드의 색깔을 규정지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그것이 자기내들 스스로 괜찮은 로드 밴드라고 자랑할 수 있는 비결이기도 하구요. 편성을 곡마다 바꾸고 노래도 돌아가면서 불렀기 때문에 환갑에 가까운 멤버들이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공연을 하기 때문에 안정된 공연이 가능한 것 같더군요. 그리고 기타+베이스+드럼에 브라스3, 건반2이라는 만땅 편성에서는 시카고 특유의 풍성하고 색다르지만 여유로운 사운드를 보여줬죠. 반면, 곡의 성격에 따라 수시로 편성의 변화를 주면서 공연을 진행했습니다.

대체로 편안한 공연이었지만 후반 부에 가서는 사람들이 다 일어서고 전체적인 사운드의 볼륨을 올리면서 다소 화끈한?면을 보여주었습니다. 사람들은 대체로 만족한 채로 돌아갔구요. 연륜이라는 것은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공연 시작부터 끝까지 여유롭고 공연 자체를 즐기는 모습이었습니다. 중간에 틀려도 별 문제가 없어보일 그럴 분위기를 연출하면서도 기술적인 면에 있어서는 충실한 공연이었습니다.

사실, 그런 점이 화끈한 공연을 기다리는 저같은 사람에게는 맥이 다소 빠질 수도 있었지만...한가지 또, 아쉬운 점이라면 공연 중에 야광봉 및 아이스크림 파는 아줌마, 아저씨들..비정규직 노동자 인권 얘길 해도 저 앞에 왔다갔다아면 눈뒤집힙니다. 그리고, 불후의 골든 팝스 If you leave me now와 Hard to say I'm sorry의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한 보컬은 깨끗한 미성이면서도 힘있는 피터세테라의 공백이 크게 느껴지도군요.

멤버 중 트럼본을 부는 James Pankow는 사실 제일 나이가 많아보이는 외모에도 아주 튀는 빨간 남방을 입고 다리를 쫙 벌리면서-부러워라 긴 다리-트롬본을 불더군요. 젤 장난도 많이 쳤습니다. 그러다가 나중엔 망사가 아닌가 생각이 드는 나시 티를 입고 불더군요.
트럼팻 주자인 Lee Loughnane의 인터뷰를 보면
'젊은 세대와 소통하는 것이 어렵긴 하다. 하지만 내안의 나이는 스무살이다. 피터 팬처럼 생각하고 록음악을 하며 평생 살았기 때문이다.'

최근 9살짜리가 좋아하는 밴드로 시카고를 꼽으며 3대가 시카고 공연에 오는 장면이 미국 TV에 나왔다고 하더군요. 우리 세대에는 어떤 밴드가 30년 후에 이런 마음으로 보게 될까요?

재밌고 화끈한 공연은 아니지만 뭔가 흐뭇함을 느낄 수 있는 그런 공연이었습니다.
공연을 끝나고 나오는데 뒤에 있는 아줌마의 왈...에고 무릎 아파 죽겄다...ㅠ.ㅠ


Chicago The Band
Robert Lamm: Vocal, Keyboards, Percussion
Lee Loughnane: Trumpet, Flugelhorn, Percussion, Vocals
James Pankow: Trombone, Percussion, Vocals
Walter Parazaider: Woodwinds, Percussion, Vocals
Bill Champlin: Vocals, Keyboards, Guitar
Jason Scheff: Vocals, Bass
Tris Imboden: Drums, Hamonica
Keith Howland: Guitar

Setlist
Make me smile
Color my world
(Reprise) Make me smile
You're the inspiration
If you leave me now
Hard habit to break
Old days
Look away
Searching so long-mongonucleosis
Dialogue
Saturday in the park
Feelin' Stronger Everyday
Just you and me
Beginnings
(Drum Solo)
Does anyone know what time it is?
I'm a man
Hard to say I'm sorry/Getaway
앵콜-나도 몰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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