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최동원과 선동열의 실제 캐릭터를 좋은 배우의 연기를 통해 잘 잡아냈고 전설이 된 사실들과 함께 공명하는 감동이 적지 않다. 그런데, 편집이 허술하고 연출은 과잉되어 있으며 야구를 통해 80년대를 담아낸 부분은 좋기도 하고 허술한 부분도 많다. 관중석을 비추는 장면은 너무 인위적이며 경기 장면은 박진감은 날지 모르지만 서사의 맛은 잃어버렸다. 이날의 기억은 사실, 그냥 시작해서 선수들의 승부욕이 불붙었고 TV중계가 끝나고 라디오를 키면서 긴장감이 더 했다. 과장하지 않고 담담하게 담아냈다면 훨씬 감동적이었을 것이다. 이날 경기는 사실 최동원에게는 'Achilles Last Stand'와 같은 순간이었다. 그것을 할 수 있는 연출력은 어느 경지 이상이어야겠지만. 이런 불만마저도 실제하는 야구와 순간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감동을 영화가 담아내기 어렵기 때문이 아닐지. 인간의 육체는, 인간은 완전하지 않지만 완전하지 않은 사람의 모습이 주는 순간의 감동은 퍼펙트하다.
퍼펙트 게임(Perfect Game, Korea, 2011, 127min)
감독: 박희곤
출연: 조승우, 양동근
아마시절 최동원의 엽기적인 기록: http://gminhee.egloos.com/19320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