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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최신작

머니볼


90년대 후반부터 21세기초까지 MLB는 정말 재밌었다. 박찬호가 뛰고 있어서이기도 하겠지만 강한 개성의 선수들과 구단 그리고 대기록과 드라마같은 포스트시즌까지 하루하루가 흥미진진했다. 인디언스를 응원했던 난 오클랜드 애슬래틱스는 유니폼부터 별로 마음에 안들었지만 참 강했다. 배리 지토, 팀 허드슨, 마크 멀더가 지키는 영건 3인방, 20개의 홈런을 칠 수 있는 많은 타자들, 그리고 승리를 짜내는 능력. 하지만, 포스트시즌은 참 허술했다. 20연승보다 더 기억에 남는 기록은 2000년부터 2003년까지 4시즌 연속 디비전시리즈를 탈락한 것이었고 그것도 매번 2승3패로 고비를 못넘은 것이었다. 
머니볼은 그 당시의 기억과 지금도 선명한 선수들의 면면이 생생하게 살아있다. 몸값과 이름값 못하는 공갈포 데이브 저스티스, 자니 데이먼과 제이슨과 제레미 지암비 등등. 야구를, 그리고 이 당시 MLB를 좋아했던 두말할 필요가 없이 흥미진진하지만 이젠 수퍼스타에서 대배우의 길로 가고 있는 브래드 피트와 대배우 필리 세이모어 호프만의 연기와 오밀조밀한 드라마는 그냥 영화로도 충분히 훌륭하다. 그리고 빌리 빈이 지향했던 기록과 과학, 통계학으로 새롭게 발견한 야구와 고참 코치와 프런트들이 지향했던 야구가 충돌하는 지점도 흥미롭다. 프래그머티즘의 양면성. 또한, 미국인들이 지향하는 돈으로 귀결되는 것 같지만 돈이 전부가 아님을 강변하는 지점까지. 야구는 미국 스포츠이고 정말 미치도록 재미있다. 재밌고 훌륭한 이 영화의 아이러니는 영화가 야구보다 재밌기 어렵다는 것이 아닐까. 다행히 야구 안하는 시즌에 개봉했지만.

머니볼(Moneyball, US, 2011, 132min)
감독: 베넷 밀러
출연: 브래드 피트, 조나 힐,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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