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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최신작

인사이드 르윈 데이비스



코엔 형제의 음악 영화. 음악이 많이 들어가는 영화나 음악이 소재인 영화가 아니라 음악의 음악에 대한 음악을 위한 영화이며 음악 '영화'이기도 하다. 60년대 뉴욕 그리니치의 포크씬의 공기를 그대로 떠왔고 뮤지션의 음악적 지향점과 피곤함과 미래에 대한 갈등을 단순 이야기의 소재가 아닌 영화적인 방법으로 가져왔다. 많은 공연 장면과 음악이 영화에 녹아들 뿐만 아니라 씬의 전환 시 사용되는 뉴욕과 생활 공간의 소음 마저도 음악적으로 편집해서 음악이 생활인 뮤지션 그 자체를 담아낸다. '오, 형제여'에서 그랬듯이 코엔 형제는 미국의 음악적 전통에 대한 애정을 담아내지만 덕력에 기반한 웃음 코드가 이번엔 더 신랄하다. 어쩌면 성공하지 못한 대부분의 뮤지션들에 대한 그리고 그들의 불행에 대해 코엔 형제만의 존중의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음악은 당연히 좋다. 코엔 형제의 덕력 뿐만 아니라 티 본 버넷과 마커스 멈포드가 참여한 사운드트랙이 후질리가 없고 배우들의 음악적 역량과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넘치는 재능을 확인하기에 손색이 없다. 영화는 음악적 수준의 높음 이상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음악적 지향점 자체가 영화의 지향점과 상당한 시너지를 낸다. 중요한 장면에서 '그 분'의 곡을 제외하자면 티 본 보넷에 의해 최근 녹음된 곡이 사용되었는데 이를 통해 60년대 뉴욕의 그리니치 포크씬에 등장한 결코 상업적일 것 같지 않은 '그 분'의 기괴한 음성과 가사의 괴상한 포크가 하모니를 중시하는 따뜻한 감성의 포크와 공존하듯이 결코 상업적이지 않을 것 같은 지금의 인디씬에서 실험적인 포크가 (가증스럽게 상업적인) 감성적인 포크가 같이 있는 현시점을 연상시킨다.

  

p.s. 영화의 가장 결정적 순간, 코엔 형제는 기다리던 관객들에 대한 팬서비스로 그 분을 등장시킨다. 


[이하 약 스포]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그 분의 거대한 성공과 오버랩되면서 역시 실험적이며 높은 수준의 음악을 만든 르윈 데이비스의 실패가 부각된다. 과연 무엇 때문일까? 착하지 않고 지멋대로 라서? 코엔 형제는 그것을 상징하는 몇몇 떡밥에도 그런 단순한 인과응보 보다는 수많은 뮤지션들의 필연적인 운빨을 생각하지 않았을까. 그게 더 영화적이고 또 그럼에도 그런 실패한 뮤지션들과 그들이 이룬 씬이 있기에 그 분 역시 있었음을 우리는 다시 한번 감사하게 된다..


인사이드 르윈 데이비스(Inside Llewyn Davis, US, 2013, 105min)

감독: 에단 코엔, 조엘 코엔

출연: 오스카 이삭, 캐리 멀리건, 저스틴 팀버레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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