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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해치지않고 한사람만을 사랑하는 아주 동화적인 슈퍼히어로. 심지어 악당 마저도 욕망은 있어도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닌 선한 블럭버스터. 최근에 드문 이런 이야기는 물론, 채찍을 활용한 액션에도 담아냈는데 영리하기도하고 심심하기도하다. 트럼프란 절대악 때문에 그리고 팬데믹 시대에 필요한 위로를 얻기위해 이런 선함이 신선하기도 하지만 과연 리버럴=정의란 마이클잭슨식 위선을 깨기위해 걸린 수십년이 부정되는 순간을 확인하기도 한다. 시오니스트 리버럴의 절대선이라는 아이러니는 노골적으로 팔레스타인 관련 소재를 가져올 때 증폭된다. 갤가돗이 구한 공을 차던 4명의 팔레스타인 아이들은 현실에서는 이스라엘군의 조준 포격으로 사망했다.
채찍으로 안죽이고 덜다치는 액션의 아이디어는 심지어 악당마저도 채용하고 있다. 재밌는대 4,5번 정도의 액션은 너무 짧아 아쉽고 몇몇 cg와 연기 연출이 심하게 후진데가 있어 몰입감을 깨는 부분이 있다. 1편에도 그렇지만 강대강으로 붙는 하일라이트 부분이 초중반 액션의 다이내믹함이 없이 심심하다. 적당한 타격감이 있는 파워가 오히려 운동성을 담기 좋은데 아주 쎄진 대결에서는 그게 아쉽다. 무릇 날으는 로보트를 바롯해서 유치 액션의 기본은 착한 편이 더 강해진 나쁜 편에 대응하기위해 강점을 보강하고 머리를 쓰고 아이템을 추가하고 거기서 새로운 다이내믹스를 추가하는 것이고 이 역시 마찬가지인데 방어가 중요한 것도 있지만 아무튼 새로운 쾌감이 좀 아쉽다.
갤가돗은 주지사같은 배우다. 감정연기를 정말 못하는데 액션연기를 워낙 잘하고 인간세상을 살아가기에 너무 순수한 역할로는 오히려 적합하다-비슷한 이유로 주지사는 훌륭한 배우다. 그런데, 2편에서 '사랑' 특히 파란색눈 예쁜 백인남자와 이성애 로맨스의 비중이 클 때는 몰입이 쉽지않다. 반대로 크리스틴 위그와 페드로 파스칼의 연기는 설득력이 충분한데 그래서 크리스틴 위그와 페드로 파스칼, 특히 크리스틴 위그의 비중이 더 높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좋기도하고 아쉽기도한. 오히려 80년대의 정체성에 아주 충실했다면 어땠을지. 80년대로는 흥미로운 연출이 무궁무진한데. 특히 팔레스타인 소재가 이런 식으로 소비되는건 동의하기 어렵다. 해당 장면이 무자비한 폭력에 반성과 비판 여론을 만들었다면 윤리적 문제와 별개로 작가의 의지를 고민할 수 있다. 하지만, 주연배우가 갤가돗이기 때문에 어떤 변명이나 설명도 없었고 어떠한 반응도 못만들고 비평은 침묵했고 오히려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심각한 가해가 될 장면이다. 트럼프와 팬데믹의 시대, 자기 위안을(우쭈쭈를) 위해 더 많은 고통을 전가하는 1세계와 1세계 워너비의 현주소다.
원더우먼 1984(Wonder Woman 1984, US, )
감독: 패티 젠킨스
출연: 갤 가돗, 크리스 파인, 크리스틴 위그, 페드로 파스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