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꿈을 위해 결코 돈이 되지 않을 일에 무모하게 도전하지만 그게 엄청난 가치를 창출하는 20세기 미국의 단면. 부르주아=귀족과 왕족의 벽을 쌓고 세균 감염의 공포에 벌벌 떨지만 더러운 기름은 즐겨 만지고 손수 운전대를 잡고 죽을 위기를 즐기는 에비에이터. 부족한 것 없는 인생 속에서 각종 기행과 기벽과 바람둥이 임에도 귀족의 가치 대신 스크린을 안고 살고 자며 표현의 자유로 스카페이스와 같은 걸작을 만든 필름메이커. 비열한 거리에서 샤인 어 라이트까지 스콜세지는 미국이라는 코끼리의 퍼즐을 맞추어 왔으며 에비에이터 역시 그렇다. 그의 페르소나 디카프리오는 자신의 내면과 대상의 다양하고 면을 세심하고 입체적으로 표현하며 그 속에 살아있는 순간의 스펙터클과 희열을 스크린에 담아낸다.
에비에이터(The Aviator, US, 2004, 168min)
감독: 마틴 스콜세지
출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케이트 블란쳇, 케이트 베킨세일, 알렉 볼드윈
p.s. 케이트 블란쳇의 카리스마와 더불어 케이트 베킨세일이 너무나 우아하게 나오는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한 주먹에 날려버리는 순간, 그러면 그렇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