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뭐죠? 또는 아파트가 뭐죠? 한 아파트 광고 문구였지만 어떤 아파트에 살고 옮기느냐는 지금 한국 사람들이 하루를 살아가는 이유처럼 보이기도 한다. 영화에는 전혀 다른 두군데의 아파트가 등장한다. 못 사는 사람의 아파트와 중상류층의 아파트. 많은 비평가들이 헛점을 찾아 까발리더라도 영화는 무척 무섭다. 영화 연출 상의 헛점이 있더라도 우리가 살아왔고 살아온 아파트를 정확히 시각화했고 우리의 얼굴과 별반 다름없는 손현주와 문정희는 우리의 욕망과 그에 따르는 공포를 정확히 담아내고 있다. 영화의 후반, 영화는 정확히 예측 가능한 방향으로 진행하더라도 이 영화를 본 후 자신의 아파트로 들어갈 때의 감정은 이전과 달라진다. 동시대 한국을 담아냈기 때문에 가능한 성취다.
숨바꼭질(Korea, 2013, 107min)
감독: 허정
출연: 손현주, 문정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