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것을 보여주기보다 잘 보여주기 위한 438분. 절망적이지만 절망을 넘어서는 탈출구를 찾기 힘든 추함과 권태로움이 지배하는 공간을 카메라는 유령처럼 더듬는다. 기독교의 길을 걸었던 공산주의를 구원할 메시아는 없었다. 공산주의건 자본주의건 절망적으로 내리는 가을비속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술을 먹고 춤을 추는 것. 타르코프스키에서 구스반산트와 짐자무시까지. 후덜덜.
사탄탱고(SatanTango, 헝가리/독일/스위스, 1994, 438min)
감독: 벨라 타르